[DA:인터뷰] ‘삼총사’ 서은광 “아이돌부터 뮤지컬배우까지 모든 게 감사”

입력 2018-04-19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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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비’ 서은광이 뮤지컬에 빠지게 된 것은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뮤지컬 배우 박은태가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들의 시대’를 부르는 걸 보면서부터다. 뮤지컬 넘버를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던 당시 서은광은 “이 노래는 뭐야?”라며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좋아하는 뮤지컬 넘버를 하나씩 갖기 시작했다. 화면에서나마 처음으로 봤던 박은태는 여전히 그의 롤모델이다.

“정말 ‘퐁당’ 빠졌어요. 지금도 제가 좋아하는 뮤지컬 넘버들을 들으며 완벽하게 소화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요. ‘대성당들의 시대’는 저의 ‘넘버 원’입니다. 또 좋아하는 곡이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겟네마네’요. 그러고 보니 이것도 박은태 선배님이 부르신 거네요? 하하. 언젠간 박은태 선배님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성덕’(성공한 덕후)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연륜이 부족해서 안 되겠지만요.”

현재 뮤지컬 ‘삼총사’에서 ‘달타냥’ 역을 맡은 그룹 ‘비투비’의 서은광은 어느 때보다 활기차 보였다. 인터뷰 내내 ‘뮤지컬’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표현했다. 특히 ‘삼총사’ 무대에 서는 날이 되면 설렘이 가득하다. 극 자체가 유쾌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함께 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 좋다고. 그는 “쉬는 날이면 조기축구를 하거나 컴퓨터게임 등 팀을 만들어 하는 것을 좋아한다”라며 “‘삼총사’를 하면 비슷한 기분이 든다. 그룹 생활을 하니 익숙해서 그럴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예전에 ‘햄릿’을 할 때는 혼자 할 게 너무 많더라고요. 타이틀롤이니 제가 극을 끌고 나가야 하는 부담감도 컸고요. ‘삼총사’는 네 명이 각자의 이야기도 있지만 ‘합’이 정말 중요한 작품이잖아요. 게다가 제가 시끌벅적한 걸 좋아해서 이 작품을 하면 행복하더라고요. 물론 아직 부족해서 어려운 점도 있지만 이 팀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할 따름입니다.”


‘삼총사’는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엄유민법’(엄기준·유준상·민영기·김법래)을 비롯해 연출, 그리고 스태프까지 초연부터 함께한 사람들 가운데 서은광은 이번 공연에 처음 캐스팅됐다. 게다가 막내이기도 하다. 귀여운 막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지 물어보니 “내가 어리광을 잘 못 부린다. 게다가 너무 대선배님들이라 그러기도 쉽지 않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준상 선배는 절 보시자마자 ‘뭔 선배야, 그냥 형이라 불러’라고 하셨고 신성우 선배는 ‘너 나랑 예전에 ‘세바퀴’ 출연했지?’라며 말을 건네주셨어요. 나이 차가 많이 나시는 선배님들이 먼저 친근감 있게 다가와 주셔서 감사해요. 그래서 더 빨리 친해지고 합을 맞추게 된 것 같아요. 특히 유준상 선배는 정말 꼼꼼하게 모든 장면을 다 챙기세요. 아이디어도 많이 내시고 덕분에 제가 연기를 많이 배웠어요.”

선배들의 아낌없는 조언도 있었지만 서은광은 ‘달타냥’ 역을 맡으며 자신의 틀에서 나오는 법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할 때 정석대로 하는 편이다. 창의성은 별로 없는 편”이라며 “엄기준 선배의 ‘달타냥’을 보며 능수능란한 애드리브 등을 보고 놀라기도 했고 왕용범 연출님의 말을 귀 기울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원래 대본을 분석하고 그대로 하는 편인데 ‘삼총사’는 유연할 필요가 있더라고요. 어느 날은 왕 연출님이 ‘은광아, 아이돌 같은 모습을 좀 보여줘’라고 하시더라고요. 형식적인 달타냥이 아닌 비투비 서은광의 달타냥을 보고 싶으시다고 하시면서 제게 도전정신을 심어주셨죠. 하하. 그래서 무대 위에서 통통 튀는 매력과 끼를 보여드리려 노력하고 있어요.”


뮤지컬에 몸 담은지도 어느 덧 5년. 뮤지컬 ‘몬테크리스토’(2013)으로 데뷔한 서은광은 그 때를 생각하면 쑥스럽기만 하다. “지금은 그 때와 비교하자면 많이 나아진 것”이라고 말한 그는 “가수로서 공연도 많이 섰고 배우로 무대에 많이 오르면서 더 편안해지고 몰입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회사도 제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세요.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제가 지금까지 여섯 편의 뮤지컬을 했는데 점점 좋아져요. 연습할 때는 너무 힘들지만 무대 올라가면 ‘이 맛에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하. 게다가 저는 노래할 때 가장 행복해요. 제 꿈이 최고의 보컬리스트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부르고 싶은 음악이나 무대 위에서 넘버들을 잘 소화했을 때 표현할 수 없는 전율을 느껴요.”

인터뷰 말미에 서은광은 노래를 부르며 얼마나 행복한지, 감사한지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가수로 데뷔를 하고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된 것 자체가 감사할 따름이라고. 그는 “팬들이 내 노래를 들어주는 게 가장 행복하다. 무대 위에서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모든 순간이 감사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감사한 마음이 커서 제 무대를 보시는 분들에게 좋은 기운을 드리고 싶어요. 그게 무대에 올라가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어느 날 공연을 본 팬이 ‘그 동안 기분이 우울했는데 오빠의 공연을 보고 마음이 좀 풀렸다’는 편지를 전달해줬어요. 그 편지를 읽고 정말 좋았어요.”

그룹 비투비의 활동 계획도 물어봤다. 현재 열심히 곡을 쓰며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서은광은 “준비가 되는대로 활동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돌 활동과 뮤지컬 배우로 바쁘게 활동하면서도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은 많다. 언젠가는 연기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에 ‘삼총사’를 하면서 연기에 흥미가 생겼어요. 그렇다고 무작정 연기에 도전하진 않을 거예요.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해요. 수업도 듣고 연습도 많이 해야죠. 당당하게 회사에 말할 수 있을 때 도전해야겠죠? 가수로서 다양한 음악과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요. 예능이요? 불러주시면 열심히 해야죠!”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쇼온컴퍼니·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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