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허스토리’ 김희애x김해숙x민규동, 잊지 말아야 할 이 조합(종합)

입력 2018-06-19 22: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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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조합이 또 나올 수가 없다. 믿기지 않은 연기 호흡이 ‘허스토리’에서 발견됐다.

19일 방송된 네이버 무비토크 라이브에서는 영화 ‘허스토리’의 민규동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희애, 김해숙이 출연했다. 이날 세 사람은 흰색 옷을 입고 나왔다. 김해숙은 “관부재판을 받을 때 할머니들이 하얀 한복을 입으셨다”라며 “오늘 이 자리에 한복을 입고 나올 순 없어서 하얀 옷을 맞춰 입고 나왔다”라고 말했다.

‘허스토리’에는 김해숙과 김희애를 비롯해 예수정, 이용녀, 문숙까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민규동 감독은 “개개인을 보면 평상시에 한 번 모시고 싶었던 분들이었다. 다른 특성을 갖고 있기도 하고 앙상블도 중요해서 욕심을 냈던 분들이다. 좋은 조건에 편하게 찍을 수 있는 현장이 아님에도 초대에 흔쾌히 응해주셨다. 감사하게도 내 꿈이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50대~70대 여성들의 이야기가 과연 만들어질까, 또 사람들이 볼까에 고민이 많았다. 당연히 거센 질문을 받았다. 거기에 오기가 생겨 내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 배우들이 하겠다고 했을 때 멋진 항해가 시작된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에서 위안부 여성인 ‘배정길’역을 맡은 김해숙은 “보통 ‘위안부’ 소재의 영화는 20세 전후의 배우들이 많이 하지 않나. 역할이 주어졌을 때는 겁이 났다. 그러면서도 인간 김해숙이 뭔가를 보여줄 수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개인적인 욕심이 난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를 촬영하면서 내가 얼마나 교만했던 사람인지 알았다.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아픔을 겪은 사신 분들의 이야기를 하는 건데, 이것을 내가 연기 욕심이 난다고 하는 것 자체가 교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또 지금 살아계신 28명의 위안부 할머니들께 폐라도 될까봐 걱정이 됐다”라며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셔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과거 이후에 어떻게 사셨는지 아시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문정숙’ 역을 맡은 김희애는 “인간적으로 멋진 여성이다. 내 마음에 와닿았다. 배우로서 욕심이 나는 캐릭터였다”라며 “연기를 하면서 존경스럽고 부끄럽기도 했다. 너무 대단한 분의 역할을 하게 된 것에 민규동 감독님에게 감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허스토리’에서 부산사투리와 일본어를 모두 해야했던 김희애는 “부산 사투리가 너무 어려웠다. 너무 어려워서 나중엔 악몽을 꿨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해숙은 “내가 부산 출신이지 않나. 나중에는 정말 자연스럽더라. 일본어는 정말 ‘얘가 우리 몰래 일본에서 살았나’ 싶을 정도로 너무 잘하더라”고 칭찬했다.

아픈 역사를 담은 영화인 만큼 배우들은 우울증과 병으로 쓰러지기도 했다고. 김해숙은 “연기를 하다 보니 정말 슬퍼서 세상 모든 게 정말 다 슬펐다. 결국엔 병원에 갔는데 우울증 증세가 보인다며 여행을 가거나 약물치료를 권했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김희애도 위염을 앓았고 민규동 감독도 촬영 중에 쓰러져 병원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희애는 “이 영화를 관심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김해숙은 “개봉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허스토리’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미래에도 나가야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민규동 감독은 “이 영화는 남다른 전쟁을 반대하는 영화다. 평화를 사랑하시는 분들,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영화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로, 당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뤄냈음에도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재판'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 6월 27일 개봉.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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