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YG전자’ 보석함이라더니 열어 보니 판도라의 상자

입력 2018-10-12 13: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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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이슈] ‘YG전자’ 보석함이라더니 열어 보니 판도라의 상자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공개된 ‘YG전자’가 팬들에게 반발을 사며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팬들 역시 자국을 비하했다며 SNS를 통해 양현석 회장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11일 오후 양현석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중국 팬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잘못된 내용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수정 및 삭제를 관계자들에게 지시한 상태입니다. 앞으로는 좀 더 주의하고 각별히 조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5일부터 넷플릭스에서 방송되는 ‘YG 전자’에 중국 지도가 등장한 데서 비롯됐다. 해당 지도에는 동남 연해 부분이 사라져 있었고 여기에 변발과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인물들이 등장해 중국 팬들의 불쾌감을 높였다.

그러나 ‘YG전자’의 문제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아이콘 숙소를 방문한 에피소드에서 승리가 잠든 여직원을 아이콘 멤버로 착각해 특정 부위를 촬영하는 것은 물론, 만취한 외국 투자자가 YG 소속 모델에게 몸캠을 요구하는 장면까지 방송을 탔다.

여기에 YG 소속 연예인들의 계속된 약물 관련 사건을 의식한 소변 검사와 항문 검사를 실시하는 모습까지 공개됐다. 셀프디스라고 부르기엔 지나치게 강한 수위가 자기혐오로 변질된 것이다.


이처럼 YG전자가 보여주는 총체적 난국은 분명하고 확실하다. 문제는 Mnet ‘음악의 신 시즌1, 2’와 ‘UV 신드롬’과 같은 연출자임에도 왜 대중의 반응이 이전과 달리 이토록 냉담하게 변했는가에 대한 것이다.

제일 먼저 지적할 것은 ‘YG전자’가 공개되는 플랫폼이 넷플릭스라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 수많은 이용자들을 지닌 플랫폼이지만 지상파도, 케이블 채널도 아니다. 그래서 표현의 폭과 방법은 상상 이상으로 넓어졌다. 하지만 그 탓에 YG 전자의 깊이는 한 없이 낮아졌다. 이 포인트가 대중을 불쾌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대로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 이용자들을 두고 있다. ‘YG 전자’ 역시 전 세계에 공개된다는 점 강조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소속 아티스트들을 희화화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YG 아티스트의 팬으로서는 당연히 불쾌할 일이고 마침 K-POP의 위상이 올라가는 현 상황에도 찬물을 뿌리는 격이다.

이들은 스스로 페이크 다큐를 강조한다. 다만, 다른 국가의 이용자들도 “‘YG전자’ 에피소드는 실제와 무방한 100% 페이크”라고 생각하며 봐줄지는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진짜 디스의 대상이 되어야 할 양현석 회장은 뒤로 쏙 빠져있다. 양 회장이 자신을 대신해 승리를 추천했다지만 ‘YG전자’가 보여주는 셀프 디스에 그의 책임이 없을리 없다. 반드시 나와야 할 인물이 나오지 않고 아티스트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우니 ‘YG전자’가 불편한 콘텐츠가 되어 버렸다.

앞서 승리는 ‘YG전자’ 비전 선포식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해도 되나 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겼다. 대중들이 다 아는 내부의 이야기들과 내 치부들도 드러낸다. 솔직히 이게 나가고 내 이미지가 괜찮을까 걱정이 될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승리의 비전 선포식에서 보여준 우려는 옳았다. 소속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 보석함이라 자부했던 YG전자, 뚜껑을 열어보니 판도라의 상자나 다름없는 혼란만을 안겼다. ‘믹스나인’에 이어 ‘YG전자’까지 YG표 콘텐츠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절실하다.

사진│넷플릭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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