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대한민국에 불어온 훈풍, 상암벌도 집어삼켰다!

입력 2018-10-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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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 경기에서 만원관중들이 카드섹션을 펼치고 있다. 상암|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대한민국 축구에 불어온 훈풍은 멈추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이 열린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킥오프를 3시간 앞둔 시점부터 많은 팬들이 경기장 주변을 에워쌌다.

이미 만원관중이 예고돼 있었다. 1일 오전 9시 온라인 예매가 시작된 지 8시간 만에 대한축구협회는 유효좌석 6만4200여석이 모두 팔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A매치 입장권이 발매 첫날 완판된 것은 2003년 4월 한일전 이후 15년 만이다. 이와 함께 서울월드컵경기장은 2013년 10월 브라질과 친선경기 이후 5년 만의 매진을 이뤄 의미를 더했다.

곳곳에 출몰한 암표상이 오히려 “남는 티켓이 없느냐”고 물어올 정도로 관심도가 높았고, 붉은 뿔이 장착된 머리띠와 붉은색 티셔츠, 부부젤라, 뿔피리 등 각종 응원도구는 없어서 팔지 못할 지경이었다.

후반전 발표된 공식관중은 6만4170명. 상암벌의 역대 8번째 만원관중이다.

역시나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기 위한 응원전도 대단했다. 붉은색과 파란색이 물결로 조화를 이룬 경기장 전 구역에서 대대적인 카드섹션이 전개돼 장관을 이뤘다. 축구대표팀 공식 서포터스인 붉은악마가 자리한 경기장 N석에는 태극기 문양이, 원정 스탠드로 주로 사용된 S석에는 K리그 공식 로고를 새겨 넣어 대표팀의 근간을 응원했다.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본부석 맞은편에 아로새긴 ‘꿈★은 이어진다’ 문구의 등장.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 2002 한일월드컵에서 등장한 ‘꿈★은 이루어진다’에 플래카드에 이어진 것으로, 2022 카타르월드컵을 향해 긴 항해를 시작한 벤투호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다.

양국 선수단에도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다.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를 밟은 태극전사들은 한참 동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낯선 풍경에 적응해나갔고, 우루과이 임원과 스태프 모두 휴대폰 카메라로 구석구석을 담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너 나 할 것 없이 신명나는 축구 축제를 만끽했다. 90분 내내 열띤 함성과 “대~한민국”의 외침이 끊이질 않았다. 불과 얼마 전까지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잠자던 흥을 끌어내야 했던 장내 아나운서가 딱히 할 역할이 없을 만큼 분위기가 대단했다.

협회 관계자는 “인기의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저 2-0 승리한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우승 과정에서 느낀 감동이 폭발했다고 짐작할 뿐이다. 현상에 대한 명확한 진단은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협회와 대표팀의 모든 구성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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