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타이거 JK “지금의 힙합은 유행, 나쁜 현상 아니지만…”

입력 2018-12-06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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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②] 타이거 JK “지금의 힙합은 유행, 나쁜 현상 아니지만…”

‘드렁큰 타이거’ 타이거 JK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렬하면서도 찰떡같은 수식어는 역시 ‘힙합 대부’, ‘국내 힙합의 시조’가 아닐까.

이런 수식어에 대해 정작 당사자인 타이거 JK는 부담스럽다는 반응과 더불어 크게 개의치 않지만 그가 등장할 때까지 우리나라가 힙합의 불모지였던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2018년 현재 힙합은, 그리고 래퍼라는 직업은 청소년들의 장래희망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로 대중화가 진행됐다.

“힙합은 청소년들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가장 좋은 장르에요. 그리고 이 장르를 통해 음악을 접하고 표현을 하고 돈도 벌 수 있는 좋은 문화라고 생각해요. 랩 음악을 하는데 상업적으로 돈도 벌 수 있다는 건 분명히 좋은 일이죠.”

어느새 힙합은 단순한 문화의 한 장르를 넘어 분명히 돈이 되는 콘텐츠가 되었다. 그게 ‘쇼미더머니’의 덕인지, 아니면 배고픔을 참아내며 음악을 해 온 1세대 래퍼들의 희생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제 힙합은 ‘머니스웩(Money swag)’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 이상 배고픈 음악이라고 부를 수 없는 상황.


“드렁큰 타이거가 처음 활동할 때는 정말 배고픈 음악이었죠. 하지만 지금의 힙합은 유행이 됐어요. 이런 변화가 나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예전엔 굳이 유행을 따라가지 않는 멋이 있었고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하려는 시도들도 있었어요.”

타이거 JK는 인터뷰를 통해 힙합이 단순한 랩, 비보잉 등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문화임을 계속 강조했다. 그리고 힙합이 탄생한 기원을 더듬으며 소외된 이웃과 빈민가의 청소년들에서 국내 힙합의 희망을 찾았다.

“우리나라에도 빈민가나 소외된 이웃들이 있잖아요. 그런 곳에 머문 청소년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탈출구가 없어 보일 때 힙합이라는 문화에 빠지고 글과 표현에 빠져서 목숨을 걸어 본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탄생하지 않을까요?”

이런 타이거 JK가 생각하는 힙합의 끝에 ‘K-HOP’이 있다. 국내 아티스트들만의 굳건한 색깔이 묻어난 힙합, 타이거 JK의 꿈은 ‘K-HOP’이 생기고 그가 이 장르의 창시자 혹은 선구자 정도로 기억되는 것이다.

“유행은 이미 세상에 나와 있던 것들이에요. 그래서 그런 걸 따라가는 건 어렵지 않아요. 오히려 유행을 만드는 것이 더 어렵죠, 사실 지금의 힙합도 이전에 전혀 없었던 것들이 아니거든요? 앞으로 뭔가를 창조해서 유행을 만들어 내는 트렌드 세터라고 부르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나오길 바라요. 그렇게 국위선양을 하는 아티스트가 윤미래 혹은 주노플로 같은 사람들이면 더 좋고요.”

사진=필굿뮤직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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