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이재원 69억원 FA 계약의 후폭풍

입력 2018-12-06 16: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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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왼쪽)-이재원.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와이번스는 5일 3루수 최정(31)과 6년 총액 106억원, 포수 이재원(30)과 4년 총액 69억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잇달아 알렸다. 지난달 21일 개장 이후 잠잠하던 FA 시장에도 순식간에 광풍이 몰아쳤다. 지난달 28일 NC 다이노스와 내야수 모창민(33)의 3년 총액 20억원 계약에 이은 2019년 FA 2·3호 계약이다. 최정은 계약기간, 이재원은 금액 측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재원의 69억원은 시장에 남은 FA들에게 향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연평균 금액으로는 ‘최정급’?

최정은 단일 계약액(106억원)으로는 역대 3위, 누적 계약액(192억원=86억+106억)으로는 역대 1위로 FA 계약의 새 역사를 썼다. 다만 2015년 첫 FA 계약 때와 비교하면 연평균 금액에선 21억5000만원에서 17억6700만원으로 다소 후퇴했다. 이재원은 생애 첫 FA 계약에서 연평균 17억2500만원을 찍었다. 총액으로도, 연평균 금액으로도 후한 대우임을 짐작할 수 있다. 포수라는 포지션 특성,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상징성이 이번 계약에 반영됐다. 2014년 롯데 자이언츠와 4년 총액 75억원, 2018년 삼성 라이온즈와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한 강민호 다음 가는 포수 FA 계약이다.

두산 양의지(왼쪽)-LG 박용택. 스포츠동아DB


● 양의지도, 박용택도 웃을까?

포수 FA 계약 최고액은 두산 베어스 출신으로 이번 FA 시장에 나온 양의지(31)가 경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4년 기준으로 총액 1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소문이 이미 파다하다. 이재원이 69억원을 확보함에 따라 양의지의 계약액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생겼다. 이재원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그동안 40억~50억원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LG 트윈스와 박용택(39)의 협상에도 참고사례가 될 수 있다. 단순한 프랜차이즈 스타를 넘어 레전드 계열인 박용택에 대한 ‘예우’를 놓고 LG의 고민이 한층 커질 수 있다. 이미 2년 계약에 합의한 상태에서 박용택과 LG는 금액을 놓고 줄다리기를 거듭해왔다. 시장의 예측을 한참 웃도는 이재원의 계약은 ‘특별대접’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 ‘FA 거품’ 빼기는 공염불?

KBO와 10개 구단은 지난 9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 4년 총액 80억원의 ‘FA 상한제’를 포함한 일련의 FA 제도 개선책을 제시했다가 퇴짜를 맞은 바 있다. 비록 무위에 그쳤지만, ‘FA 거품’을 빼겠다는 구단들의 굳은 의지만큼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6일까지 성사된 3건의 FA 계약만으로도 KBO 구단들의 양면성을 읽을 수 있다. 적어도 거물급들에게는 FA 거품론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중소형 FA가 섣불리 시장에 나왔다가는 된서리를 맞는 반면 극소수 대형 FA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시장을 쥐락펴락할 것이 분명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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