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주노플로 “‘Statues’, 뭘 해야 내 동상 세워줄까란 생각서 출발”

입력 2019-02-09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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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주노플로 “‘Statues’, 뭘 해야 내 동상 세워줄까란 생각서 출발”

랩과 힙합이라는 장르는 이제 더 이상 마이너하고 배고픈 음악으로 부를 수 없게 됐다. 이렇게 힙합이 가요계의 주류가 되면서 래퍼들은 자신의 곡에 무슨 메시지를 담아야 할지를 더욱 고민하게 됐다. 돈과 자동차 이야기 혹은 그가 겪은 고생담을 토로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었을 테니 말이다.

이런 면에서 주노플로의 첫 번째 정규 앨범 ‘Statues(스태튜스)’에 담긴 12곡은 래퍼들이 나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 앨범이다. 이 앨범에는 지나친 자기애와 돈 자랑을 최대한 자제하고 주노플로라는 개인이 지닌 사상이 12곡으로 나눠져 꾹꾹 눌러담겼다.

“이번 앨범을 만들 때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생각나는 대로 곡을 만들었어요. 제 첫 정규 앨범이기도 하니까 ‘이게 바로 주노플로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고집도 있었죠. 겨우 첫 정규 앨범이 나와 만족스럽지만 여기저기 아쉬운 부분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주노플로는 이 앨범에서 주로 ‘남기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앨범명이나 타이틀곡인 ‘Statues’(조각상)인 이유도 이외 일맥상통한다.

“해외 공연을 다닐 때 어느 도시를 가든 동상이 있더라고요. 누가 이런 걸 만들었고 왜 만들었을까를 계속 생각했어요. 거기에 꽂혀 있다가 ‘그럼 나는 뭘 남겨야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큰 동상을 세워줄까’라는 곳까지 생각이 미쳤죠.”

그렇게 시작된 주노플로의 생각은 12곡이 담긴 첫 정규 앨범이라는 결과물로 탄생했다. 세상에 무엇을 남길까를 고민한 그는 이제 정규 앨범이라는 열매를 세상에 남기게 된 것. 그리고 여기에 더해 2월 9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대전, 대구 등을 도는 전국투어를 시작한다.


“이번 전국투어는 저에게도 첫 솔로 투어에요. 이전의 힙합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과는 기분이 정말 달라요. 쇼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준비한다는 건 긴장되는 일이죠. 관객들에게 진짜 좋은 경험을 안겨줘야 하는 일이니까요.”

첫 정규 앨범에 첫 솔로 투어까지. 새해를 기분 좋게 맞는 주노플로다. 그러나 지금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얻기까지 주노플로가 걸어온 길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얼굴과 이름을 대중에 각인시킨 건 ‘쇼미더머니’였지만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주노플로는 아티스트로서 갖춰야 할 능력을 쌓았다.

“6년 동안 혼자 음악을 만들고 라이브를 보여줄 무대도 직접 찾았죠. 그러다가 작은 클럽에서 라이브도 하고요. ‘쇼미더머니’를 나갔을 당시에는 정말 잃을 게 없어서 도전할 수 있었어요. 회사를 다니던 때에도 음악 외에는 다른 일을 못할 것 같아서 조금씩 그만 둘 준비를 했었으니까요.”

이런 가시밭길을 지나 주노플로는 이제 미국 NBA 경기 하프타임 쇼 공연까지 경험해 본 래퍼가 됐다. 가장 미국스러운 무대에서 한국인 래퍼가 랩 공연을 선보인다는 것. 절대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다.

“NBA 하프타임쇼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는 정말 영광이었어요. 그 쪽 마케팅 팀에서 제 음악과 모든 영상들을 다 보셨더라고요. 솔직히 ‘잘할 수 있을까’, ‘내 실력은 충분한가’ 걱정도 됐었죠.”

아직 힙합 아티스트로 경험해야 할 것들이 많은 주노플로다. 그리고 본인이 지닌 무한한 성취욕까지 더해 주노플로가 해보고 싶은 것도 산더미다.

“모든 아티스트들이 차트에서 높이 올라가고 싶어하죠. 저도 빌보드나 아이튠즈에서 제 음악이 높이 올라간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것만 생각하며 음악을 만들고 싶진 않아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음악 뿐만 아니라 영화, 패션 등 다른 분야에서도 힙합 아티스트로서 참여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사진=필굿뮤직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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