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오달수 “다 내 잘못”…A씨·엄지영 “변명 같지만 사과받아” (종합)

입력 2018-02-28 2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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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 “다 내 잘못”…A씨·엄지영 “변명 같지만 사과받아”

성추문(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배우 오달수가 사과문을 발표한 가운데 오달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A 씨와 연극배우 엄지영이 입장을 밝혔다.

앞서 오달수는 성추문이 불거진 지 엿새 만인 26일 먼저 많은 분에게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지난 15일, 19일 이틀에 걸쳐 하나의 익명 아이디로 포털사이트상에 피해를 주장하는 댓글이 올라오고, 다시 삭제되는 일련의 사안과 관련해 내 입장을 전하고자 한다. 나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성추문 의혹)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댓글과 그 익명 댓글을 토대로 작성된 기사를 접하는 순간, 참담한 심정으로 1990년대 초반의 삶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30년 전,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지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 다만, 내 입장을 밝혀 드림에 있어 많은 분의 바람과 질타가 있음에도 시간이 지체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 그 이유는 현재 내가 참여하고 있는 영화의 촬영 일정이 24일까지 잡혀 있었다. 나는 배우로서 얼마 남지 않은 촬영을 마무리 짓는 게 도리이고, 촬영장을 지키는 것이 제작진에게 이번 건으로 인해 그나마 누를 덜 끼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많은 스태프, 배우와 약속된 촬영 일정은 마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그를 향한 성추문은 이어졌다.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이 방송을 통해 당시 상황을 주장한 것. 같은 날 방영된 JTBC ‘뉴스룸’에서 오달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A 씨는 “(오달수가) 날 여관방에서 성폭행했다. 나 말고도 다른 단원들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하더라”며 “자존감이 떨어지고 내 몸속에 알맹이가 다 빠져나가고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었다. 내 가치가 없는 것 같았다. 나 말고도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를 주장한 여성이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탓일까. 오달수 측은 입장을 고수했다. 사실무근이라는 것. 방송 이후 오달수 측은 동아닷컴에 “입장 변화는 없다. 성폭행을 했다는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 또한 ‘뉴스룸’ 측은 우리에게 사실 확인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오달수 측의 입장에서 폭로는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고 피해 사실을 주장한 이가 등장한 것이다. 27일 ‘뉴스룸’에서는 연극배우 엄지영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이날 손석희 앵커는 “어제 오달수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전직 단원의 인터뷰를 전했다. 오달수는 전면 부인했는데 해당 보도를 보고 자신도 성추행을 당했다며 실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이가 있다”며 엄지영을 소개했다.

엄지영은 “2000년 초반, 부산에서 연희단 사람들과 함께 오달수를 만났고 2003년 서울 오디션이 열리자 그에게 조언을 구했다. 자기가 얼굴이 팔려 있어 부끄럽다며 들어가자고 한 곳이 모텔이었다. 이혼해서 집이 없고 그곳이 숙소라고 했다”며 “머뭇거리니까 ‘네가 자꾸 그러니까 내가 좀 그렇잖아’라고 해서 결국 따라 들어갔고 성추행을 당했다. ‘편하게 이야기하자’며 ‘더운데 씻자’고 하면서 옷을 벗겨주려고 내 몸에 손을 댔다. 화장실에서도 계속 그러려고 하길래 도망쳐서 큰 일은 피했다”고 주장했다.

오달수의 해명에 대해서는 “댓글 올린 걸 보며 나도 이야기할 수 있겠구나 기다렸다. 그런데 그 분이 마녀사냥 당하고 댓글을 내리는 걸 보고 오달수가 사과할 줄 알았다. 기다렸는데 사과는커녕 그 사람이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없었던 일처럼 하더라”며 “난 입시학원에서 연기를 가르친다. 아이들이 연극영화과 가서 열심히 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나와 같은 일을 당할까 안타까웠다. 내 이름을 공개 안 하면 나 역시 없었던 일이 될까 봐 두려웠다.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고 해서 용기를 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다른 피해자들 실명은 몰라도 들은 이야기가 많다. 분명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미안하고 힘든 일이다. 더 나와줬으면 좋겠다. 오달수가 내 기억에는 없고 증거도 없으니, 그래서 없었던 일이야 하는 걸 막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결국 오달수는 엄지영의 인터뷰 다음날인 28일 오후 사과문을 발표했다. 오달수는 “최근 일어난 일련에 일들은 모두 내 잘못이다. 많은 분에게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을 다해 사과한다. 나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 전부 내 탓이고 내 책임”이라며 “지난 며칠 동안 견뎌내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내 입장이 늦어진 것에 대하여 엄청난 비난과 질타에도 깊고 쓰린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 대한 기억이 솔직히 선명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바로 모를 수 있냐는 질타가 무섭고 두려웠지만, 솔직한 내 상태였다. 이점 깊이 참회한다. 댓글과 보도를 보고 다시 기억을 떠 올리고, 댓글을 읽어보고 주변에 그 시절 지인들에게도 물어보았다. 그럼에도 인터뷰의 내용과 내 기억이 조금 다른 것이 사실이었다. 확인하고 싶었고 만나 이야기하고 싶었다. 가슴이 터질 듯이 답답했다. 당시 이러한 심정을 올리지 못하고 그저 그런 적이 결코 없다고 입장을 밝힌 점 어떤 비난이라도 감수하겠다. 잘못했다”고 말했다.

A 씨에 대해서는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맞다면, 그 사람은 굉장히 소심했고 자의식도 강했고 무척이나 착한 사람이었다. 글 쓰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 희곡이나 소설을 써보라고 말해주기도 했다”며 “나는 이미 덫에 걸린 짐승처럼 팔도 잘렸고, 다리고 잘렸고, 정신도 많이 피폐해졌다. 감당하겠다. 행운과 명성은 한 순간에 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세상 이치는 알고 있다. 25년전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점이든 내가 상처를 준 것을 진심으로 사과한다. 상처를 안고 살아온 것에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 무겁다. 금방은 힘들겠지만, 그 상처 아물길 바란다. 그리고 A님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면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엄지영에게는 “나로 인해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배우님이 용기 내어 TV에 나오게 한 것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어떻게 말하든 변명이 되고 아무도 안 믿어 주시겠지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그러나 내게 주는 준엄한 질책으로 받아들이겠다. 부디 마음 풀어 주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오달수는 “지금껏 살아온 내 삶을 더 깊이 돌아보겠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마지막으로 내가 한 행동과 말에 대한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다. 또한 내 행동으로 인해 2차, 3차로 피해를 겪고, 겪게 될 모든 분에게 깊이 사죄한다. 그동안 내가 받기 과분할 정도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 다시 한번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이를 접한 A 씨와 엄지영도 입장을 내놨다. 28일 방송된 ‘뉴스룸’을 통해서다. ‘뉴스룸’에 따르면 A 씨와 엄지영은 JTBC ‘뉴스룸’을 통해 “변명으로 보지만, 그나마 사과는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사과를 받았다고 했지만, 후폭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오달수의 사과문 속에 담긴 해석이 모호한 단어들이 새로운 논란의 씨앗을 야기하고 있다. 여기에 오달수가 참여한 작품들의 향후 대책 마련도 끝나지 않은 숙제임을 보여준다. 개봉을 앞둔 다수 작품이 그의 분량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앞으로 이 문제가 언제, 어떻게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미투 운동’(Me Too Campaign/Me Too Movement, 해시태그로 #MeToo, 자신이 겪었던 성범죄를 고백함으로써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추악한 성추행 가해자가 밝혀지는가 하면 허위사실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미투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음 오달수가 28일 발표한 사과 전문>

오달수입니다
최근 일어난 일련에 일들은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을 다해 사과 드립니다. 저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 드립니다.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입니다. 지난 며칠 동안 견뎌내기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입장이 늦어진 것에 대하여 엄청난 비난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깊고 쓰린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 대한 기억이 솔직히 선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떻게 바로 모를 수 있냐는 질타가 무섭고 두려웠지만 솔직한 저의 상태였습니다. 이점 깊이 참회합니다.

댓글과 보도를 보고 다시 기억을 떠 올리고, 댓글을 읽어보고 주변에 그 시절 지인들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의 내용과 제 기억이 조금 다른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확인하고 싶었고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가슴이 터질 듯이 답답했습니다. 당시 이러한 심정을 올리지 못하고 그저 그런 적이 결코 없다고 입장을 밝힌 점 어떤 비난이라도 감수하겠습니다. 잘못했습니다.

A님에게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맞다면 그 사람은 굉장히 소심했고 자의식도 강했고 무척이나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글 쓰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 희곡이나 소설을 써보라고 말해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미 덫에 걸린 짐승처럼 팔도 잘렸고, 다리고 잘렸고, 정신도 많이 피폐해졌습니다. 감당하겠습니다. 행운과 명성은 한 순간에 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세상 이치는 알고 있습니다. 25년전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점이든 제가 상처를 드린 것을 진심으로 사과 드리겠습니다. 상처를 안고 살아온 것에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 무겁습니다. 금방은 힘들겠지만 그 상처 아물길 바랍니다. 그리고 A님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면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엄지영배우님께
저로 인해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배우님이 용기 내어 TV에 나오게 한 것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말하든 변명이 되고 아무도 안 믿어 주시겠지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합니다. 그러나 저에게 주는 준엄한 질책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부디 마음 풀어주시고 건강하십시오.

지금껏 살아온 제 삶을 더 깊이 돌아보겠습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한 행동과 말에 대한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제 행동으로 인해 2차 3차로 피해를 겪고, 겪게 될 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 드립니다. 그 동안 제가 받기
과분할 정도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께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습니다. 다시 한번 거듭 죄송합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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