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히어로 총동창회…눈 호강X고구마 콜라보

입력 2018-04-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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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를 줄이고자 했으나 불가피하게 포함돼 있습니다.

‘혼돈의 카오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24일 오후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 취재진에게 공개됐다. 이날 러닝타임 149분 동안 펼쳐진 전개와 엔딩은 상상 그 이상의 ‘충격과 공포’였다. 떼죽음으로 시작해 떼죽음으로 끝맺었다.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감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극장을 나서면서 허탈감에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다.

마블 스튜디오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자 19번째 영화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새로운 조합의 어벤져스와 역대 최강 빌런 타노스(조슈 브롤린)의 무한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어벤져스’(2012)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에 이어 나온 ‘어벤져스’ 세 번째 시리즈인 동시에 2019년 개봉할 후속작 ‘어벤져스 무비’의 징검다리 작품이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시작은 ‘토르: 라그나로크’(2017) 이후 시점. 이는 ‘토르: 라그나로크’의 쿠키영상에서도 예고된 바 있다. 죽음의 여신 ‘헬라’에 의해 행성의 라그나로크(종말)를 맞은 후 아스가르드인들을 이끌고 지구로 향하던 토르(크리스 헴스워스)는 타노스 함대를 만나고 최악의 위기에 봉착한다.

아스가르드 피난선의 구조 요청에 응답, 특유의 경쾌한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주인공은 스타로드(크리스 프랫)와 그의 동료들. 토르는 가모라(조 샐다나), 네뷸라(카렌 길런), 로켓(브래들리 쿠퍼), 10대 사춘기 그루트(빈 디젤),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맨티스(폼 클레멘티에프) 등을 만난다. 덕분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와 썩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뜻밖에 스타로드와 토르가 벌이는 은근한 신경전은 큰 웃음을 유발한다. 해당 장면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고.

스무 명 이상의 히어로가 떼로 나오는 작품인 만큼 스타로드-토르처럼 인상적인 조합이 곳곳에 있다. 브루스 배너와 블랙 위도우의 묘한 눈인사와 뜨겁게 포옹하는 캡틴 아메리카와 윈터 솔져의 장면은 팬들만 아는 깨알 같은 순간이 아닐까.

사사건건 부딪히는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은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대립도 스타로드와 토르의 관계 못지않게 흥미롭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아이언맨과 삼촌과 조카 같은 케미스트리를 그렸던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은 이번 작품에서도 브로맨스를 자랑한다. 순간의 기지를 발휘하는가 하면 가슴 먹먹한 여운을 남기기도 하는 그는 수많은 히어로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았다. 스파이더맨과 연관된 장면에 스탠 리 마블 코믹스 명예회장도 어김없이 나타나니 그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이밖에도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로키(톰 히들스턴),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팔콘(안소니 마키), 워 머신(돈 치들), 비전(폴 베타니), 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만),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 오코예(다나이 구리라), 슈리(레티티아 라이트), 웡(베네딕 웡), 네뷸라(카렌 길런), 브루스 배너/헐크(마크 러팔로),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등이 등장한다.


단 한 캐릭터도 버릴 것 없이 중요한 역할을 소화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많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각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턱없이 부족한데 러닝타임 내내 쉬지 않고 쏟아지기 때문. 이들은 ‘10초 요약’이라도 하듯이 앞 다퉈 늘어놓는 대사를 통해 자신의 전사를 스스로 설명하고 관객을 억지로 이해시킨다.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이다.

이 혼잡함 속에서도 빌런 타노스는 제 분량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스토리 전개에서도, 감정적인 변화에서도 중심엔 그가 있다. 매 시리즈마다 주인공들의 다양한 ‘내적 갈등’을 깊이 있게 다뤘던 마블은 이번 작품의 주인공이 타노스 라는 것을 명백히 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타노스를 절대 악(惡)이 아니라 사랑과 아픔 그리고 슬픔을 느끼는 연민의 캐릭터로 담아냈다. 눈물 흘리는 타노스를 상상이나 했던가. 하지만 비뚤어진 신념에 정당성을 ‘과하게’ 부여하는 이 같은 설정들을 관객들이 반길 지는 미지수다.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수집하는 과정은 히어로가 총출동한 작품인데도 기대에 못 미치고 긴장감이 떨어진다. 타노스의 힘이 강력해질수록 더더욱. 신념을 고수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사랑이나 우정에 눈 먼 히어로들의 엉뚱한 선택도 탄식을 자아낸다. 그래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마지막은 ‘고구마’를 먹은 듯 갑갑하다. 후속작 ‘어벤져스 무비’에서는 이 답답함이 해소될까. 감질 나는 ‘인고의 시간’이 다시 시작됐다. 25일 IMAX 개봉. 참고로 쿠키영상은 1개.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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