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마이웨이’ 한지일, 특급 배우→호텔 웨이터 “이혼 후 방화…” (종합)

입력 2019-01-04 11: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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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한지일, 특급 배우→호텔 웨이터 “이혼 후 방화…” (종합)

‘마이웨이’에서 한지일이 1970년대 특급 배우이자 제작자에서 호텔 웨이터로의 일상을 공개했다.

지난 3일 밤 10시에 방송된 TV CHOSUN ‘인생다큐 - 마이웨이’에서 한지일이 출연 근황을 전했다. 김수형 감독의 <바람아 구름아>, 이두용 감독의 <경찰관>, <물도리동>, 임권택 감독의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의 영화와 TV 드라마 <금남의 집>, <형사 25시> 등 약 4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1970년대를 주름잡았던 한지일.

그의 예명 ‘한지일’은 ‘김지미’의 ‘지’와 ‘신성일’의 ‘일’을 따서 만든 것으로 그는 영화계에 등장하면서부터 일찌감치 주목받으며 대종상 신인상과 조연상, 아시아 영화제 주연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전성기 시절 배우로 출연도 했지만 제작에도 참여했다. <젖소 부인 바람났네>등 에로 영화 위주였는데 당시 영화들이 연이어 흥행하며 돈을 많이 벌었다. 그러다 1997년 IMF 외환 위기에 큰 타격을 입고, 결국 이혼까지 이르렀다. 그 후 2005년 모든 것을 버리고 미국으로 떠났다”고 그 당시를 털어놨다.


이날 한지일은 “아내와 별거하면서 만남이 없다가 이제 만나려고 아내가 일하던 영화소에 찾아갔다. 저는 그 당시만 해도 주유소에서 배달하고 있었다. 아내 회사에 갔는데 영화 스태프들이 있더라. 계약하는 날이었던 것 같다. 그것을 목격하는 순간 이성을 잃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화가 나니까 큰소리를 쳤다. 아내는 제가 무서웠던 거다. 무서우니 스태프나 촬영, 조명부에게 저를 만나러 나가지 말라고 했을 거고, 저는 외면 받았다. 화는 더 났다. 그래서 옆에 주유소가 있었는데 휘발유를 사서 몹쓸 짓을 했다”며 방화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성을 잃은 거다. 감옥에 가서 몇 달 살았다”고 털어놨다.

한지일은 미국 생활을 끝내고 돌아와 현재 서울의 한 호텔에서 웨이터로 일하고 있다. 고희가 넘은 노인이 웨이터 일을 하는 게 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며 “흰머리 노인이 서빙을 해서 싫지 않냐고 (손님에게) 물어봤는데 오히려 재밌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한다. 단정한 옷차림과 깔끔한 외모,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웨이터라기보다는 마치 호텔 지배인 같은 그의 모습은 함께 일하는 레스토랑 직원들에게도 인정받을 만큼 성실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한지일은 충무로 지하철 벽면에 자신의 영화가 두 편이나 걸린 것을 보고 하염없이 눈물을 보였다. 한지일은 “본명 한소룡이 아닌 충무로 배우의 이름을 보니까 만감이 교차한다. 화려했던 추억이 떠올라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는 정말 행복한 직업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한지일은 50년 지기 친구인 가수 장미화도 만났다 젊은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온 두 사람은 오랜 친구이자 함께 봉사해온 봉사 메이트. 봉사하는 삶에서 보람을 느낀 그는 미국에서도 꾸준히 봉사하며 지냈다고 회상했다.

굴곡진 인생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삶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던 한지일. 뒤 땅이 굳고, 아픈 후에야 강해진다는 것을 몸소 알려주는 한지일의 인생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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