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클립] ‘PD수첩’ 檢 뒤흔든 별장 성접대 동영상 재조명

입력 2018-04-17 09: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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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클립] ‘PD수첩’ 檢 뒤흔든 별장 성접대 동영상 재조명

MBC 'PD수첩'이 검찰 개혁 2부작을 통해 오랫동안 관행처럼 굳어져 있던 검찰의 적폐를 파헤치며 검찰 개혁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그 중 이번 주 방송될 1부에서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별장 성접대 동영상 사건'을 통해 아직 끝나지 않은 의혹과 검찰 내 정치 검사들의 적폐를 고발한다.

2012년 말, 검찰 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검찰 최고 간부급의 성관계 동영상이 존재한다는 것. 처음에는 구하기도 힘들었다는 동영상, 그러나 동영상을 봤다는 검사들이 하나 둘 나타나면서 검찰 최고 간부급의 누군가로 추정되던 동영상 속 남성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3월, 문제의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 1분 40초의 영상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었다. 검찰 내부에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름이 세상에 드러났다. 바로 박근혜 정부의 초대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김학의. 동영상이 찍힌 장소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소유로 되어 있는 강원도의 한 별장이었다.

경찰은 윤중천 씨가 자신의 별장에서 사회 고위층들에게 성접대를 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김학의 전 차관 역시 성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기소 의견을 냈다. 그러나 검찰은 성폭행의 증거가 불충분하고, 동영상 속 남성을 특정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김학의 전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무혐의 처분으로 묻히는 듯했던 사건은 전환점을 맞이했다. 2014년, 동영상 속 여성이 바로 자신이라는 여성이 나타난 것.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라고 밝힌 피해 여성 A씨는 동영상 속 남성이 김학의 전 차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단 한 차례의 소환조사도 없이 검찰은 전과 같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여전히 영상 속 두 남녀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어렵게 용기를 냈지만, 철저하게 외면 당한 고백. 검찰, 그리고 세상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A씨가 제작진 앞에서 힘겹게 그날의 일을 꺼냈다. 2006년 지인의 소개로 윤중천 씨를 알게 된 A씨.

이후 강압과 폭언에 의해 윤중천 씨와 그가 소개하는 사람들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맺어야 했다. 그리고 그런 윤중천 씨 옆에는 당시 인천지검 차장 검사였던 김학의가 있었다. A씨에 따르면 윤중천 씨는 A씨와 그 외의 여성들이 성관계하는 모습을 습관적으로 촬영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윤중천 씨는 강남에 오피스텔을 얻어 A씨가 살도록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A씨는 윤중천 씨와 김학의 전 차관이 올 때마다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어야 했다.

A씨는 자신의 성관계 동영상을 갖고 있는 윤중천 씨가 하자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당시 김학의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에 따르면 그런 패턴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A씨 뿐만이 아니라 여러 명이었다.

문제의 동영상이 공개된 후, 김학의는 취임 엿새 만에 차관직에서 물러났다. 김학의 전 차관은 모든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사퇴의 변을 내놓았다. 윤중천 씨 역시 김학의 전 차관과 동영상의 존재에 대해 모른다며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그러나 피해여성 A씨와 제작진이 어렵게 만난 또 한 명의 피해 여성 B씨는 김학의와 윤중천 씨의 주장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경찰의 소환조사에 거듭 불응하며 조사를 회피하던 김학의 전 차관.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김학의 전 차관은 사건이 검찰로 빨리 넘겨지길 바랐다. 검찰에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것. 실제로 2013년 11월 11일, 경찰의 기소의견과는 달리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김학의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숨어 사는 여성들과는 달리 변호사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김학의 전 차관. 범죄 여부를 떠나 별장 안에서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김 전 차관이 변호사로 개업하기까지 검찰이 내린 두 번의 무혐의 처분이 큰 공을 세웠다.

그때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검사들은 어떤 검사들일까. 2008년 BBK 특검에서 다스수사 팀장을 맡아 무혐의를 이끌어낸 박정식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현 부산고검장)부터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윤석열 팀장에게 수사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현 대형로펌 변호사), 지난해 후배 검사를 성추행하고 후배 검사와 실무관에게 사적인 만남을 제안한 사건으로 면직된 당시 담당 부장검사 강해운, 2014년 정윤회 문건이 조작된 문서라는 결론을 냈던 유상범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현 변호사 개업), 그리고 이 모든 사건들이 일어난 시기에 검찰의 수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김진태 전 검찰총장(현 대형로펌 변호사)까지. 'PD수첩'에서 당시 사건에 대해 그들의 입장을 물었다.

사진│MBC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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