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①] 신원호 PD “‘감빵생활’ 재소자 사연들, 실화 바탕 재구성”

입력 2018-01-1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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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호 PD “‘감빵생활’ 재소자 사연들, 실화 바탕 재구성”

우려를 기대로 바꾼 드라마가 있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 극본기획 이우정, 연출 신원호)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 분)이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되어 들어간 교도소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그린 블랙코미디. ‘응답하라’ 시리즈의 연출자 신원호 PD의 신작으로, “만약 당신이 어느 날 갑자기 교도소에 갇힌 범죄자가 되었다면?”이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시작한 이 작품은 ‘교도소’라는 낯선 배경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범죄 미화’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자리했다. 하지만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드라마 제목처럼 슬기롭게 우려를 기대로 바꾸고 있다. ‘진짜 범죄자’와 범죄자가 아님에도 죄인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녹여냈다. 특히 범상치 않은 교도소 수용자들의 사연은 허구라고 하기에는 현실감이 넘친다.

이에 대해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좋은 상상력이라고 해도 실제 사례를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 있었던 일이 지닌 이야기의 힘이 제일 강력하다. 실제 인터뷰 했던 분들이 말해주셨던 이야기가 참고가 많이 됐다. 한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 보다는 여러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복합적으로 이야기나 장면을 구성했다. 장기수(최무성 분)의 이야기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범죄 미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교도소(감옥)라는 공간은 주인공이 벗어나야 할 공간이었다. 대체적으로 주인공에게 시련을 주는 공간으로 활용됐는데, 우리는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교도소를 접근하고 있다”며 “범죄 미화에 대한 우려는 당연하다. 우리도 주의하는 지점이다. 우리 역시 권선징악을 통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시청자가 염려하는 부분은 제작하는 동안 계속 신경 쓰고, 고민하고 있다.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수용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 교도관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 수용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신원호 PD의 말처럼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범죄 미화보다는 교도소 수용자, 그 가족, 교도관의 사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구성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수용자 중심으로 꾸려진 이야기에 단편적으로 그려진 교도관들의 모습은 ‘진짜 교도관’들의 삶을 왜곡할 소지도 충분히 있다.

이와 관련해 신원호 PD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스토리 속 갈등요소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 재소자, 교도관, 바깥 인물이건 스토리 상에서 ‘안티’가 되어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이 끊임없이 등장해야 한다. 교도관 중에는 조주임(성동일 분) 같은 인물이 간혹 등장하는데, ‘극적 허용’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갈등을 유발하는 인물의 필요성이 있다. 준호(정경호 분)나 팽부장(정웅인 분)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취재 과정에서 살펴보니 교도관들이 굉장히 힘들어 한다는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점이 많은 직업군이었다. 팽부장을 통해 재소자에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교도관을 보여주고 싶었고, 이런 긍정적인 캐릭터의 교도관들을 통해 그들의 수고로움과 노고를 많이 보여주고자 했다”고 이야기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 풀어야 할 이야기도 많다. 과연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연출자의 바람처럼 범죄 미화가 아닌 교도소에도 사람이 사는 공감을 온전히 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종영을 4회 앞둔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 10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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