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유’와 직면한 전북, 줄어든 일정이 달갑지 않은 까닭

입력 2017-02-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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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비교적 여유로운 시즌을 맞게 된 전북
원활한 선수단 로테이션이 최대 숙제


23일 열린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미디어데이에서 각 구단 사령탑들은 다가올 새 시즌의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아시아 챔피언’ 전북현대를 예상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였지만 그 중에서도 ‘시간적인 여유’를 꼽는 이들이 꽤 있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않아 오롯이 국내 무대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주중~주말로 이어져온 치열한 스케줄에서 벗어나게 돼 휴식이 길어지고, 팀을 다시 정비해 다음 경기를 보다 여유롭게 대비할 수 있게 된 사실은 맞다. 전북의 핵심 미드필더 김보경도 “지난해에는 경기에 쫓기는 느낌을 받았는데, 올해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전북 최강희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때 아닌 여유에 오히려 걱정이 크다. 무엇보다 스쿼드의 안정적인 활용, 효율적인 로테이션이 고민거리다. 전북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팀을 성장시켰다. 대부분 구단들이 몸을 사리고, 투자를 줄일 때에도 변함없이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프로축구계의 암묵적 흐름이던 ‘하향평준화’에서 벗어나 당당히 ‘노(No)’를 외쳤다. 투자는 결실과 비례했다. 최근 3년 간 우승 트로피를 차곡히 챙겼다. 최신식 클럽하우스 건립과 유소년 육성, 흑자경영 등 구단 내적 성장과 함께 이룬 결실이었다.

여기서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일부 변화가 있었고,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준 국가대표급’으로 인정받는 좋은 선수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항상 바쁜 과거와는 다른 의미의 로테이션에 전북 코칭스태프는 골머리를 앓는다. 2006시즌 첫 정상 이후 오랜 한으로 남았던 AFC 챔피언스리그에 전념하느라 다소 거리를 두던 FA컵도 이제 소흘히 준비할 수 없게 됐다. 최 감독은 “준비된 선수에게 꾸준하게 기회를 줘야 하는 데, 경기수가 많이 줄었다. 어쩔 수 없이 기회가 줄어들게 될 선수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기존의 팀 융화가 깨지지 않기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속내를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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