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바꿔 2시즌 연속 챔프전 대한항공 진성태의 각오

입력 2017-03-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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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진성태. 스포츠동아DB

대한항공 센터 진성태(24)는 유니폼을 달리 해서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는 진기록의 소유자가 됐다. 진성태는 2015~2016시즌 현대캐피탈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경험했다. 그런데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10월28일 대한항공과 트레이드에 합의하며 진성태를 내줬다. 그 대신 현대캐피탈은 미래의 발전가능성을 보고 신인 레프트 허수봉(19)을 영입했다.

그리고 진성태가 가세한 대한항공은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친정팀 현대캐피탈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렸다. 현대캐피탈도 플레이오프(PO)에서 한국전력에 2연승을 거두고, 챔피언결정전을 다시 밟았다.

진성태의 마음을 지난 2월초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내가 가는 팀마다 1등이 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라는 좋은 팀에서 좋은 형들과 배구를 한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트레이드에 대한 서운함보다는 당장 대한항공에 보탬이 되어야만 한다는 의지가 진성태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어느 팀에 있든 나는 배구를 하러 가는 것이다. 잘하진 못해도 팀에 피해는 주지 말자고 생각한다”고 나직한 각오를 전했다.

대한항공 진성태. 스포츠동아DB


대한항공은 센터라인에 진상헌, 최석기 등이 버티고 있다. 진성태가 가세하며 옵션이 늘어났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진성태를 내주면 우승 경쟁팀이 될 대한항공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음에도 트레이드를 결행했다. 현대캐피탈의 미래를 위해 레프트 자원이 절실했고, 허수봉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25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앞둔 현 시점에서의 손익분기점은 대한항공의 우세다. 최 감독은 조건 없이 이적을 허락한 윤봉우(한국전력)에 이어 또 한번 현대캐피탈 출신 센터와 마주하게 됐다.

진성태는 “(정규시즌은) 선배들과 ‘모든 경기를 이겨야 된다는 압박감보다 매 순간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들려줬다. 그러나 가장 큰 경기를 앞두고 대한항공 선수들이 압박감까지 넘어서야 할 순간이 왔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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