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백승호…“아르헨도 깨주마”

입력 2017-05-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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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백승호(오른쪽)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A조 기니와의 1차전에서 팀의 3번째 골을 터트린 뒤 이승우(위), 조영욱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기니전 선제골·쐐기골…만점짜리 활약
팀에 녹아든 천재 이승우, 갈수록 위력
체력 좋아진 백승호도 두려움없는 도전


지구촌 예비 축구스타들의 경연장인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서 한국축구의 미래를 짊어진 공격 콤비가 한껏 실력을 뽐냈다.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통하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백승호(20)와 이승우(19)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기니와의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한국의 좌우 윙포워드로 출격한 둘은 나란히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전반 36분 예리한 돌파에 이은 과감한 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린 이승우는 후반 31분 임민혁(FC서울)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며 1골·1도움을 올렸고, 백승호는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던 기니의 전의를 상실하게 만드는 후반 36분 쐐기골로 이름값을 단단히 했다.

스타플레이어는 가장 절실할 때 빛을 발하는 법.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비난을 받았고, 아픔도 겪었지만 결국 한국의 ‘믿을 맨’으로 훨훨 날갯짓을 했다. 물론 90분 내내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다. 경기 초반 종종 무리한 공격 시도로 아쉬움을 낳았던 이승우는 다행히 시간이 흐를수록 차츰 안정을 되찾아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백승호도 누구보다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팀 공격을 주조했고, 후반 41분 강지훈(용인대)으로 교체될 때까지 86분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기니의 공식 개막전이 열렸다. 후반 대한민국 이승우가 팀의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킨 백승호(왼쪽)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누구보다 야망이 큰 이승우는 워낙 톡톡 튀는 모습 때문에 한때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분위기로나, 정황으로나 U-20 월드컵 출전은 쉽지 않은 듯했다. ‘원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선입관을 좀처럼 떨치지 못했다. 기류가 바뀐 것은 지난해 11월 신 감독이 새롭게 U-20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다. 신 감독은 모든 것을 원점에서 바라봤고, 이승우에게 합격점을 줬다. 특히 이승우의 플레이 성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그라운드에선 최대한 자율을 보장했다. “마음껏 뛰고, 제대로 놀아보라”는 신 감독의 주문에 따라 점차 자신감이 붙더니 지금에 이르렀다.

다른 선배들과 동료들에게 자칫 ‘무혈입성’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었지만, 이승우는 피나는 노력으로 모두의 인정을 얻었다. 특히 3월 ‘아디다스 U-20 4개국 축구대회’ 잠비아와의 2차전에서 중앙수비수 정태욱(아주대)이 상대 공격수와 충돌해 잠시 정신을 잃었을 때, 욕설을 섞어가며 목청껏 의료진과 구급차를 부르는 모습을 통해 팀원들의 신망이 더욱 두터워졌다. 이승우는 “정말 오랫동안 간절히 준비한 대회다. 아르헨티나도 시원하게 이겨 빨리 16강 진출을 확정짓고 싶다”고 밝혔다.

백승호 역시 순탄하지 않았다. 특히 부족한 체력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언젠가부터 그를 둘러싼 관련 검색어로 ‘체력’이 등장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2013년 FC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영입(이적) 규정 위반에 따른 FIFA의 징계가 해제된 뒤 FC바르셀로나 후베닐A(유소년 최종 단계)에서 B팀(성인 2군)으로 승격됐지만, 입지를 굳히지는 못했다. 출전시간은 줄었고,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기니의 공식 개막전이 열렸다. 후반 대한민국 백승호와 이승우(오른쪽)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1월 U-20 대표팀의 포르투갈 전지훈련부터 집중 조련을 받았고,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루이스 플라비우 피지컬 코치의 지도 하에 개인레슨까지 소화했다. 당초 FC바르셀로나에 합류해야 했으나, 직접 클럽을 설득해 한국에 남았다. 그런 노력이 통했다. 백승호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력과 경기체력을 키웠고, 기니전을 100%에 가까운 몸으로 뛰었다. “지금은 컨디션이 아주 좋다. 대회 개막이 너무 기다려진다”던 자신, 그리고 모두와의 약속을 지켰다.

1차전부터 이름값을 톡톡히 한 ‘FC바르셀로나 콤비’ 백승호와 이승우는 23일 역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한국 공격의 첨병으로 맹활약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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