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우승 기회 온다면 놓치지 않을 것”

입력 2017-06-18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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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US오픈 3라운드까지 6위…선두 하먼과 3타차
2008년 양용은 이어 2번째 메이저 챔프 기대
“집중하며 내 방식대로 경기하는 것이 중요”


“우승을 신경 쓰기보다 내 경기에 집중하면서 기회를 만들겠다.”

김시우(22)가 제대로 탄력을 받았다. 제117회 US오픈(총상금 1200만달러)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우승을 넘보고 있다.

김시우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힐스골프장(파72·7741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중간합계 9언더파 207타로 단독 6위에 올랐다. 선두 브라이언 하먼(미국·12언더파 204타)과는 3타차다.

김시우의 우승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김시우는 1~3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이어가며 가장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고 있다. 3일 동안 버디를 15개(보기 6개) 잡아냈고, 3라운드 무빙데이에선 가장 많은 6개(보기 2개)의 버디를 쓸어 담았다. 버디 성공 확률만 놓고 보면 마지막 날에도 5개 이상은 충분히 낚을 수 있다. 좀더 기대를 걸어보면 7~8개까지도 가능하다. 홀별로 분석하면 1번, 2번, 7번, 8번, 11번, 12번, 14번, 15번, 18번 홀에서 버디를 노려볼 만하다. 3라운드 동안 모두 1개 이상의 버디를 기록한 홀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티샷의 정확도와 그린적중률이 이번 대회에서 상당히 높다. 티샷 페어웨이 적중률은 3일 내내 79%를 보였다. 평균 거리는 매 라운드 평균 310야드 이상씩이었다. 아이언샷의 그린적중률 또한 78%~72%~78%를 유지했다. 퍼트도 정교함이 살아있다. 2라운드에서만 30개를 했고, 1·3라운드에선 28개밖에 하지 않았다.

큰 무대에서 우승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가능성을 더 높게 한다. 김시우는 5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당시에도 최종 라운드를 공동 4위로 출발해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뒤로 갈수록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고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이 탁월한 만큼 이번에도 대역전 우승을 기대하게 만든다.

김시우의 대역전 시나리오가 완성작으로 끝날 경우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넘어 골프 역사에 새 기록을 남기게 된다. US오픈을 포함해 한국 및 아시아 출신 선수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2008년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양용은(45)이 유일하다. 김시우가 우승하면 US오픈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 출신 우승자가 된다. 또 양용은에 이어 2번째 한국인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역사를 쓰게 된다.

한 가지 변수는 최종일 함께 경기에 나설 리키 파울러(미국)다. 파울러는 PGA 투어에서도 손꼽히는 인기스타다. 당연히 엄청난 갤러리가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집중력이 좋은 김시우이기에 많은 팬들이 따라다닌다고 해서 쉽게 무너질 가능성은 낮지만, 흐름을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

김시우는 “리키 파울러의 팬이 많기는 하지만 경기에 방해를 줄 정도는 아니다”며 “중요한 건 우승을 신경쓰기보다 집중하며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다. 1~2타차라면 초반부터 우승에 대한 생각을 갖고 경기를 펼쳐나가야겠지만, 3타차가 나는 만큼 내 방식대로 경기를 풀어가면서 기회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에린(미 위스콘신주)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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