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US오픈서도 강렬한 존재감

입력 2017-06-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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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가 18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힐스골프장에서 열린 제117회 US오픈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중간합계 9언더파 207타로 단독 6위에 올랐다. 선두 브라이언 하먼(미국)과는 3타차여서 역전 우승 가능성도 충분하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첫 출전 US오픈 3R 중간합계 9언더파 6위
큰 무대 체질…선두와 3타자 ‘우승 사정권’


김시우(22)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강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세계랭킹 1∼3위의 무덤이 된 제117회 US오픈(총상금 1200만달러)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김시우는 이번에 처음으로 US오픈에 출전했다. 메이저대회는 지난해 PGA 챔피언십, 올 4월 마스터스에 이어 3번째다. 앞선 2번의 메이저대회에선 모두 컷 탈락했다. 그러나 이번 US오픈에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큰 무대에서 더욱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는 승부근성이 돋보인다.

2012년 PGA 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를 최연소(17세 5개월 6일)로 통과한 김시우는 지난 4년간 숱한 고난을 이겨냈다. 그리고 중요한 순간 ‘한방’을 터트리며 벌떡 일어섰다.

2014년에 이어 2015년 웹닷컴(2부)투어에서 활동한 김시우는 시즌 중반까지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PGA 투어 재입성의 꿈이 가물거렸다. 희망이 조금씩 줄어들던 2015년 8월 스스로 살 길을 열었다. 스톤브래클래식에서 역대 2번째 최연소(20세 21일) 웹닷컴투어 우승을 차지해 PGA 투어 직행 티켓을 따냈다.

3년만인 2016년 PGA 무대로 올라온 김시우는 안정된 투어 활동을 펼치며 빠르게 적응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 이후 조금씩 순위 싸움에서 밀렸다. 시드 유지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더 높은 시드 확보를 위해선 우승이 필요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반전을 일으켰다. 8월 윈덤챔피언십에서 내로라하는 강자들을 누르고 감격의 PGA 투어 첫 우승을 신고했다. 이어진 페덱스컵 플레이오프(PO)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 진출에 성공했다.

김시우는 윈덤챔피언십 우승과 PO 최종전 진출로 엄청난 신분상승을 이뤘다. 우승으로 2년간 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드를 받았고, 투어챔피언십에 진출하면서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등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큰 무대에서 강하다는 점도 김시우의 비상에 더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5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은 그가 얼마나 대담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보여줬다.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세계 톱랭커들의 필수대회다. 그 때문에 일반대회(50∼60점)보다 훨씬 높은 80점의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진다. 김시우는 이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21세 10개월 28일)로 우승했다. 9개월 만에 PGA 통산 2승째를 거머쥐며 강자의 대열에 동참했다.

US오픈은 김시우의 성장을 재확인시켜주는 무대가 됐다. 세계랭킹 1∼3위 더스틴 존슨(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제이슨 데이(호주)를 모조리 짐을 싸게 만든 메이저대회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경기를 펼쳐나가며 우승을 넘보고 있다. 3일 내내 언더파를 기록 중인 김시우는 과감한 결단력과 코스에 대한 빠른 적응력, 그리고 버디가 필요한 순간마다 버디를 낚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시우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힐스골프장(파72)에서 펼쳐진 US오픈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9언더파 207타를 쳐 단독 6위에 올랐다. 단독선두 브라이언 하먼(미국·112언더파 204타)과는 3타차다. 2011년 양용은(45)의 역대 한국선수 최고 성적인 공동 3위를 넘어 아시아선수 최초의 US오픈 우승이라는 또 하나의 역사에 다가섰다.

에린(미 위스콘신주)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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