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올림픽 플랜도 ‘꼬인다 꼬여’

입력 2017-06-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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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전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대표팀 새 감독 선임 당면 과제에 ‘올스톱’

한국축구와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동행은 2년 9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A조)에서의 거듭된 부진으로 슈틸리케 감독과의 이별은 시간문제였을 뿐, 예고된 수순이었는지 모른다. 엄청난 충격파를 남긴 14일(한국시간) 카타르와의 8차전 원정경기(2-3 패)가 끝난 다음날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는 기술위원회를 열어 슈틸리케 전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동반 사퇴했다.

협회의 당면 과제는 분명해졌다. 새 기술위원장과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이다. 카타르 원정경기가 끝난 뒤 해외출장을 떠난 정몽규 회장이 업무에 복귀하는 대로 협회는 일련의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차기 기술위원장 후보로는 김학범(57) 전 성남FC 감독, 홍명보(48) 전 항저우 감독 등이 거론되는 한편 차기 사령탑 후보군에는 허정무(62)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김호곤(66) 협회 부회장, 정해성(59) 대표팀 수석코치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데 시급한 문제가 또 있다. 짧게는 2018자카르타아시안게임, 길게는 2020도쿄올림픽까지 연계한 프로젝트다. 모두 23세 이하(U-23) 선수들을 출전 대상으로 하는데, 협회는 두 대회를 관통하는 장기 마스터플랜을 세운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다. 최근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이전부터 큰 그림을 그려뒀다. 과거 ‘홍명보호’가 2009년 이집트 U-20 월드컵∼2010광저우아시안게임을 거쳐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의 값진 위업을 일군 것처럼, 차기 U-23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최소 3년의 임기를 보장해 선수들을 육성하고 실력을 극대화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슈틸리케호’의 부진으로 모든 작업이 올 스톱됐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15일 기술위에선 연령별 마지막 단계인 U-23 대표팀 감독 선임을 핵심 안건으로 다뤄야 했으나, 슈틸리케 전 감독의 거취를 논의하면서 전면 백지화됐다. 결국 다음달 19일부터 23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 나설 선수단 구성이 난항에 부딪혔다. 물론 예선 상대가 베트남, 동티모르, 마카오 등으로 전력상 한 수 아래이긴 하지만, 내년 아시안게임을 염두에 두고 첫 출발인 만큼 만반의 준비는 필수다. 코칭스태프가 없는데, 작업이 진척될 리 만무하다. 최근 U-20 대표팀을 이끈 신태용(47) 감독에게 U-23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는 안이 유력해 보였으나, 지금으로선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대략 50명의 선수 풀(pool)을 일찌감치 추려놓았다는 정도다.

복수의 축구인들은 18일 “모든 준비가 뒤로 미뤄지고 있다. 시급한 과제들이 얽히고 꼬였다. 급하다고 마냥 서두르기도, 또 천천히 할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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