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메이저대회 즐긴 ‘강심장’ 김민휘

입력 2017-06-21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민휘(왼쪽)는 처음 경험한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공동 50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에린(미 위스콘신주)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 ‘US오픈’ 공동50위 절반의 성공

3년간의 웹닷컴투어 등 시련 딛고 상승세
“순위보다 경기내용 만족…자신감 얻었다
남은시즌 지금과 같은 분위기로 이어갈 것”


“첫 메이저대회였지만 좋은 느낌을 받았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김민휘(25)가 처음 경험한 메이저대회인 제117회 US오픈(총상금 1200만달러)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메이저대회의 부담감을 덜어내면서 더 큰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됐다.

김민휘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힐스골프장(파72)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US오픈을 공동 50위(합계 4오버파 292타)로 마쳤다. 성적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치열한 순위경쟁을 펼쳐진 마지막 날 경기에서 밀려난 순위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 대신 얼마나 자신만의 방식대로 경기를 풀어갔고 성공을 거뒀는지가 더 중요하다. 김민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순위보다 경기 내용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이다. 김민휘는 3라운드가 끝난 뒤 “첫 메이저대회였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리 떨리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를 할수록 일반대회와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됐다. 이 정도면 다음에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부담감 없이 경기를 마쳤다는 것만으로도 강심장을 지녔음을 의미한다.

US오픈에서 얻은 자신감은 다음 메이저대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민휘는 아직 디오픈(7월 20∼23일)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앞으로 예정된 퀴큰론스내셔널, 그린브라이어클래식, 존디어클래식에서 좁은 문을 열겠다는 의지다. 각 대회 최종 순위에 따라 1∼4장의 직행티켓이 주어진다. 김민휘는 “계속된 대회 출전으로 몸은 고되지만, 해볼 때까지는 해보겠다”며 정면돌파를 다짐했다.

김민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김민휘는 2012년 퀄리파잉토너먼트를 통해 PGA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첫 해 적응에 실패하며 웹닷컴(2부)투어로 밀려났다. 당시 안타까운 일도 많았다. 특히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다툼의 와중에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겹쳤다. 단 몇 천 달러에 시드를 유지하느냐, 웹닷컴투어로 밀려나느냐가 갈리는 순간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김민휘는 그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하기는 했지만, 끝내 PGA 투어 카드를 잃는 아픔을 맛봤다.

한 번 흐름을 놓친 결과는 참담했다. 치열한 생존경쟁이 불가피한 웹닷컴투어에선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과 싸워야 한다. 2015년 웹닷컴투어 생활을 청산하고 PGA 투어로 재입성한 것은 실로 대단한 성과였다.

힘겨운 나날을 보낸 김민휘는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12일 세인트주드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그 분위기를 US오픈까지 이어왔다. 이제 시즌 마지막까지 상승세를 지속하는 일이 남아있다.

김민휘는 현재의 분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US오픈을 마치고 다음 대회(트래블러스챔피언십)가 열리는 코네티컷주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그는 “US오픈에서 목표로 했던 톱15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많이 배웠다”며 “남은 시즌 지금과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US오픈은 김민휘에게 성장이라는 큰 선물을 안겼다.

에린(미 위스콘신주)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