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VAR엔 ‘그레이존’ 존재…만병통치약 아니다

입력 2017-06-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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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이 7월부터 비디오 판독 시스템인 VAR(Video Assistant Referee)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에 도입한다. VAR 도입으로 득점 등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적 장면에서 명확한 판정을 내릴 수 있게 돼 전반적으로는 기대가 큰 편이다. 그러나 VAR이 판정시비를 완전히 사라질게 할 순 없다. ‘만병통치약’으로 보면 안 된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VAR의 도입 취지를 살펴보면 명확해진다. 이 시스템을 승인한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최소한의 개입’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심판의 권위를 최대한 무너트리지 않는 범위에서 VAR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VAR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상황을 확인하더라도 최종 판정은 해당 경기의 주심이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VAR로도 판독이 불가능한 경우들이 실험을 통해 나온 데서 찾을 수 있다. 영상을 통해 가려지지 않을 만큼, 미세한 차이로 오프사이드 여부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사례들이 있었다. 이를 VAR 용어로는 ‘그레이존’이라고 한다. 그레이존이라는 결정이 내려지면 주심의 판단이 최종 결론이다. 또 VAR이 중계카메라로 촬영된 영상만으로 문제의 장면을 확인하다보니, 카메라 워크에 따라 영상이 흔들려 판독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이럴 때도 심판의 판단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게 돼 있다. 그 밖에도 기술적 문제로 VAR 자체가 가동되지 못할 때는 기존처럼 경기를 운영한다.

VAR이 11일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과 현재 러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등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었지만, 이 시스템은 여전히 실험 중이라는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IFAB는 지난해 3월 VAR을 승인하면서 2년 동안 테스트를 거치도록 했다. 따라서 현 시스템은 테스트 버전이라고 봐야 한다. 각종 오류나 애매한 장면 등을 따로 모아서 VAR을 보완하는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VAR로 모든 오류가 바로잡힐 수 있으리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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