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취지는 좋은데…농구전용센터 ‘산 넘어 산’

입력 2017-06-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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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장 당진시장(왼쪽)과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이 20일 당진시청 해나루홀에서 농구전용센터 건립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협약서를 펼쳐 보이고 있다. 농구인들의 숙원이었던 농구전용체육관 확보를 위한 첫 걸음이지만, 건설비용을 포함해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사진제공 | 당진시청

대한농구협회-당진시 센터 건립 MOU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 280억대 예산
재원 마련 난항 예고…관리 주체도 모호

대한농구협회는 20일 충남 당진시와 농구센터건립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당진시 고대면 일대에 농구전용센터를 건립하고, 재원 확보 등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약 28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 센터는 지하 1층·지상 2층에 메인코트 1개와 보조코트 2개, 관람석 3000석을 갖춰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된다. 농구인들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농구전용체육관 건립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2년 전에도 같은 움직임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는 무산된 바 있다.

농구협회의 구상은 축구의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처럼 농구만을 위한 전용체육관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마땅한 훈련장이 없어 여러 곳을 전전하고 있는 각급 농구대표팀이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필요에 따라선 각종 대회도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일단 센터 부지는 당진시가 매입해 제공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그러나 건설비용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선 큰 그림만 있다. 시와 정부 예산, 농구협회의 기금 출연 등으로 확보해야 하는데, 280억원이라는 거액을 얼마나 이른 시일 안에 조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파주 NFC 건립은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를 앞둔 시점이라 사회적 공감대를 통해 정부 지원을 끌어낼 수 있었다. 대한축구협회도 자체적으로 약 31억원(총 건설비용은 130억원)의 기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농구협회가 자체 예산으로 체육관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어느 정도 마련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관리의 주체다. 농구전용체육관으로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선 농구협회가 센터 관리 및 운영의 주체가 돼야 한다. 그래야 당초의 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 당진시가 운영과 관리의 주체가 된다면 애매모호해질 수도 있다. 파주 NFC의 경우 관리 및 운영은 전적으로 축구협회가 맡고 있다.

숙소시설도 갖춰야 한다. 각급 대표팀이 효율적으로 훈련하려면 숙소를 비롯한 부대시설도 반드시 필요한데, 현재로선 숙소시설에 대한 계획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협회 관계자는 21일 “이제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아주 기초적인 단계라고 봐야 한다. 앞으로 당진시와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한 가지씩 해결해나갈 방침이다”며 “계획은 내년에 공사를 시작하는 것으로 잡고 있다. 재원 마련 등 필요한 부분들에 대한 준비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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