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부터 전·후반 60분까지…당신이 알던 축구가 바뀐다

입력 2017-06-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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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변화에 보수적인 스포츠였지만,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Video Assistant Referee)의 도입이다. VAR은 얼마 전 국내에서 막을 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도 호평을 얻었다. 스포츠동아DB

■ 끊임없이 진화하는 축구

U-20월드컵·컨페더컵 등 벌써 VAR 운영
IFAB, 전·후반 60분 경기시간 단축 제안도
ABBA 승부차기 방식 등 긍정적 변화 주목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축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다. 기원전 6∼7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하파스톤’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정확한 뿌리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세계 도처에서 비슷한 형태의 모습이 발견돼왔다. 1863년 10월 26일 잉글랜드축구협회(The Football Association)의 창설을 기점으로 오늘날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잉글랜드가 ‘축구종가’로 인정받는 근거다.

야구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 일본 등 상대적으로 적은 나라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과 달리 축구는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글로벌 스포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은 206개국이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은 211개국이라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또한 올림픽보다 월드컵의 상업적 가치가 훨씬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축구는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보수적인 스포츠’로 통한다. 타 종목들에 비해 오랜 기간 견고한 외형을 유지해왔다. FIFA가 각 회원국에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구조도 그렇다. 다른 종목들에선 흔치 않은 모습이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경기’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그동안 큰 틀에서 축구의 변화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옛날이야기가 된 듯하다. 축구가 혁명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최근 축구 규칙을 관장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International Football Association Board)는 홈 페이지에 공개한 ‘플레이 페어(Play Fair)’를 통해 불문율처럼 인식되어온 전·후반 45분씩, 총 90분인 정규 경기시간을 전·후반 30분씩, 총 60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터치아웃, 파울, 선수교체 등 ‘볼 데드’ 상황은 경기시간에서 빼고 실제경기시간(Actual Playing Time)을 60분으로 정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농구처럼 초 단위로 줄어드는 전자시계를 걸어놓고 경기를 진행하게 될지도 모른다. 경기시간 변경은 현행 축구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드는 획기적 움직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주목할 대목은 그동안 그렇게 보수적 스포츠로 간주되어온 축구의 변신이 최근 들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점이다. 대표적 사례가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Video Assistant Referee)의 도입이다. FIFA는 이를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개최된 클럽 월드컵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한 데 이어 얼마 전 국내에서 막을 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공식적으로 적용했다. VAR은 현재 러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놀라운 효과를 입증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로 봤던 오랜 관행을 뒤바꾸는 역사적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올해 U-20 월드컵부터는 승부차기 방식도 기존 ‘A팀-B팀-A팀-B팀-…’의 순서에서 ‘A팀-B팀-B팀-A팀-…’으로 바뀌었다. 이 또한 기존 방식에 익숙했던 축구팬들에게는 적잖은 변화로 받아들여졌다. 그밖에도 이미 그라운드 규격 변경, 골키퍼에 대한 백패스 금지, 6심제 도입 등의 변화가 이뤄졌다.

아울러 19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늘어났던 본선 참가국 수는 2026년 대회부터는 48개국까지 증가한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처음 시도된 공동개최가 본선 참가국 수의 확대와 맞물려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반세기도 지나지 않아 이처럼 월드컵 개최 방식에도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축구의 ‘소리 없는 혁명’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동안 알고 있던 축구가 아닌 새로운 축구가 다가오고 있다. 축구의 미래가 궁금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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