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역시 ‘제2의 박태환’

입력 2017-06-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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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박태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호준이 22일 광주 남부대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9회 동아수영대회 첫날 남자고등부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51초59로 1위를 차지하고도 연습 때보다 저조하게 나온 기록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제89회 동아수영대회 첫째날 스타

남고등부 자유형 400m 3분51초59 우승
한국수영의 미래…“수영 지능 남다르다”


소년의 얼굴에는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제2의 박태환’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이호준(16·서울 영훈고)은 치열한 레이스를 마친 뒤 연신 허리를 숙이며 안타까워했다.

이호준은 22일 광주 남부대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9회 동아수영대회 첫날 남자고등부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51초59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거친 호흡을 내뱉던 그는 “아쉽다”는 말만 반복했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오래 전부터 박태환(28·인천시청)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에이스’로 인정받아왔다. 자유형 4종목(100m·200m·400m·1500m)에서 국제수영연맹(FINA) A기준기록을 넘긴 박태환에 밀려 다음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될 2017세계수영선수권대회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어도 꿋꿋이 실력을 키우며 내일의 희망을 엿보고 있다.

이날 0.64초에 스타트를 끊은 이호준은 힘차게 물살을 갈랐으나, 중반 구간(200∼300m)에서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막판 스퍼트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결승을 앞두고 한 연습에선 3분48초대를 찍었기에 더 아쉬웠다. 남고부 대회기록은 2005년 경기고 시절의 박태환이 작성한 3분50초37. 연습 때 기록이 나왔다면 한국수영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었다. “딱히 긴장한 것은 아닌데, 역시 연습과 실전은 다르다는 진리를 새삼 깨달았다”는 소감 속에 모든 감정이 오롯이 담겨있다.

그래도 분명한 사실은 이호준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발전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중학교 1학년이던 2014년 12월 호주에서 열린 ‘레이크 매쿼리 게임 2014’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분58초75만에 터치패드를 찍어 처음 4분대 벽을 깼다. 박태환은 중학교 3학년 때인 2004년 제33회 전국소년체전에서 3분56초56으로 처음 3분대에 진입했다.

이호준은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 다쓰미국제수영장에서 펼쳐진 제10회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를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다. 이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박태환과 함께 레이스를 펼치는 영광을 누렸다. 국내대회에선 연령대가 달라 좀처럼 마주칠 기회가 없기에 더욱 값졌다. 당시 박태환은 3분44초68로 1위, 이호준은 3분55초91로 7위를 기록했다.

이호준은 아시아권의 선배들을 곁에서 보며 파워, 근력의 차이를 느꼈다. 이후 코어(복부·엉덩이·허벅지) 트레이닝에 집중하는 한편 턴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해온 이유다. 김우중 전담코치는 “(이)호준이는 근성이 강하고 영리하다. 수영지능이 남다르다. 국제감각도 높여가고 있다. 경기 때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호준의 목표는 분명하다. 내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을 찍고,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2020도쿄올림픽을 가슴에 품고 있다. 12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릴 맥도널드대회 출전을 계획한 것도 그래서다. 이호준은 23일 자유형 200m에 출전한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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