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소녀’ 윤은솔, 여자수영 기대주로 ‘우뚝’

입력 2017-06-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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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주 남부대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9회 동아수영대회 여자중학부 평영 100m 결승에서 1분10초4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윤은솔이 환한 미소로 포즈를 취했다. 지난해 동아수영대회에서 나온 자신의 기록을 3초 가량 단축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광주 | 남장현 기자

-수학을 좋아하는 ‘공부 잘하는’ 운동선수 윤은솔
-22일 동아수영 여자 중학부 평영 100m 1분10초대 골인
-24일 접영 100m 2관왕 도전

자그마한 체구의 윤은솔(15·서울 청담중)이 힘차게 물살을 가르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50m 레인을 왕복한 뒤 터치패드를 찍자 전광판에 새겨진 기록은 1분10초42. 아쉽게도 8년 전 세워진 대회기록(1분09초86)은 깨지 못했지만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스포츠동아, 동아일보, 대한수영연맹이 공동 주최하고 광주광역시, 광주광역시수영연맹이 각각 후원과 주관을 맡은 제89회 동아수영대회 첫날 광주 남부대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여자중학부 평영 100m에서 새로운 기대주가 탄생했다. 1위로 골인한 이날의 기록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세운 자신의 기록(1분13초37)을 3초 가까이 단축시킨 결과다. 이날 예선에선 1분10초91이 나왔다.

본인 스스로도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솔직히 1분10초대는 상상조차 못했다. 평영 100m는 거의 1년 가까이 출전하지 않았다. 이 종목으로 가장 최근 나선 대회는 지난해 4월 제2차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했던 제88회 동아수영대회였다. 이후 평영 종목에서는 거의 200m에 주력했고, 개인혼영 200m, 자유형 200m·400m에 매진했다.

그런데도 기록이 의외로 잘 나왔다. 5월 말 전국소년체전과 함께 동아수영대회를 대비했다. 특히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여기에 100m에서 꼭 필요한 순간 힘을 짧은 레이스에서 쏟아낼 수 있는 나름의 루틴을 세웠다. 200m는 지구력이 중요하지만 단거리는 또 다르다. 중학교 3학년. 아직 성장기에 있어 신체리듬이 바뀌다보니 피곤함이 있지만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물에서 보내는 2시간 이외에 지구력과 파워 트레이닝을 겸한 체력훈련을 1시간 이상 꾸준히 한다. 여기에 무릎을 비롯한 관절부위, 자세교정 등 보강·재활 훈련을 항상 20~30분씩 더한다.

윤은솔은 “동아수영대회와 인연이 많다”고 말한다. 처음 출전한 전국대회가 서울 덕수초교 2학년 때인 2010년 제82회 대회다. 여자 유년부 평영 100m에서 2위로 골인해 가능성을 알렸다. 그런데 아직 종목을 특정하진 않았다. 동아수영대회, 꿈나무전국수영대회, 대통령배, 소년체전 등 각종 대회마다 종목을 바꿔가며 출전 중이다. 지난해 동아수영대회에선 개인혼영 400m, 자유형 100m, 배영 100m, 평영 100m·200m에 나섰다. 물론 접영도 틈틈이 나서 물감을 잃지 않으려 한다. “여러 종목을 소화하면 몸의 근육을 두루 쓸 수 있다. 종목마다 느낌과 특징이 있다. 손끝까지 감각이 달라, 나만의 느낌으로 수영을 하려 한다.”

하지만 윤은솔이 그저 수영에만 전념하는 건 아니다. 학업성적도 우수하다. 수학에 특히 관심이 많다. “‘운동선수는 공부를 잘 못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했다. 요즘 사회가 강조하는 ‘공부하는 운동선수’의 전형이다.

한편, 윤은솔은 24일 접영 100m 종목에서 2관왕을 노린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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