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부터 발끝까지…전북이 만든 최종병기 김신욱

입력 2017-07-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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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헤더’를 넘어 이젠 ‘특급 프리키커’다. 그간 제공권에서만 비교우위를 지녔다고 평가절하 됐던 김신욱(전북현대)이 각고의 노력 끝에 또 하나의 무기를 장착해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 특급 헤더 넘어 특급 프리키커로 진화

헤딩골은 물론 프리킥으로 벌써 2골
밸런스 훈련·슛 연습 등 노력 결실
식이요법 등 철저한 구단 관리의 힘


1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상무-전북현대의‘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21라운드 경기. 스코어 2-1로 앞선 후반 34분, 전북의 장신(197.5cm) 골게터 김신욱(29)이 다시 한 번 에이스로 비상했다.

상대 문전 아크 오른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주변을 살피며 상주 수비벽의 혼란을 유도한 뒤 오른발로 찬 볼은 정교한 궤적을 그리며 골네트를 갈랐다. 올 시즌 클래식 9호 골이자 시즌 2번째 프리킥 득점. 전북의 4-0 쾌승으로 끝난 8일 울산현대와의 ‘현대가 더비’에서도 프리킥으로 골 맛을 봤다. 당시에는 울산 수비벽을 피해 낮게 깔아 찼지만 이번에는 수비벽 위로 과감히 슛을 날려 모두의 탄성을 자아냈다.

전북 김신욱(왼쪽)이 1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21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후반 23분 팀의 3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울산전에 이어 이날 상주 현장을 찾은 축구대표팀 신태용(47) 감독도 엷은 미소로 검증된 병기의 화끈한 부활을 축하했다.

김신욱은 신 감독의 전임자인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 시절, 전혀 중용 받지 못했다. 전북 최강희(58) 감독을 비롯한 K리그 여러 감독들이 “강점이 확실하고 성실한 선수를 왜 굳이 배제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철저히 ‘전력 외’ 취급을 당했다.

그야말로 온 몸이 무기다. 단순히 제공권만 강한 것이 아니다.

클래식 무대에서 9골을 터트린 동안 오른발과 왼발, 머리를 두루 활용했고 득점루트 또한 인-플레이와 세트피스 등 굉장히 다양했다. 페널티킥(PK) 득점은 2일 FC서울 원정이 유일했다. 다만 오른발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PK를 제외하고 4골을 폭발시켰다. 헤딩은 2골, 왼발 1골이었는데 5월 27일 수원삼성과 홈경기만 유일하게 전반전 득점을 올렸고, 나머지는 전부 후반에 몰아쳤다. 특급 헤더에서 특급 프리키커로 우뚝 선 것은 새롭지 않다.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아마추어 시절, 김신욱은 상당히 괜찮은 키커로 명성을 떨쳤다. 발목 힘이 워낙 뛰어나 직접 프리킥 골을 심심치 않게 터트리곤 했다. 하지만 대학, 프로는 달랐다. 보직을 중앙수비수에서 최전방 타깃 맨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프리킥을 찰 기회가 좀처럼 없었다.

전북 김신욱. 스포츠동아DB


그런데 올 시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왔다.

지난시즌 알 아인(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원정에서 십자인대를 다쳤던 로페즈(27)의 치열한 재활을 도운 브라질 출신의 트레이너 지오반니의 도움을 받았다. 아직까지 국내에 남아 로페즈를 비롯한 전북 녹색전사들을 지원하는 지오반니는 올해 초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김신욱을 컨트롤했다.

클럽하우스에서 직접 음식을 담아 줄 정도로 완벽한 관리가 진행됐다. 식이요법을 통해 체지방이 줄자 체중도 함께 감소했다. 대신 근육량이 크게 늘었다. 힘도 붙었다. 몸이 확연히 가벼워졌음을 느꼈다. 풀 트레이닝과 별개로 꾸준히 해온 개인훈련에서 빼놓지 않는 상·하체 밸런스 훈련과 함께 슛 연습의 효과가 배가 됐음은 물론이다.

김신욱은 “스스로를 업그레이드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최고의 동료들과 즐겁게 경쟁하면서 더해지는 실력에 직접 보고 느끼는 부분을 접목시키다보니 내 자신도 발전하고 있음을 느낀다. 난 철저한 노력파다. 노력 없이 지금껏 얻은 것은 전혀 없다”고 활짝 웃었다.

상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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