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FA컵 준결승도 ‘홈&어웨이’로?

입력 2017-08-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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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선수들이 지난해 FA컵에서 우승한 뒤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지난해 FA컵은 수원-서울의 슈퍼매치가 성사돼 흥행에 성공했다. 대한축구협회는 FA컵 관심도 향상을 위해 내년 대회 4강전도 홈&어웨이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지난해 결승 슈퍼매치 흥행 고무 확대 추진
리그 막판 순위 경쟁·대표팀 차출 등 부담
올해는 보류…내년에도 K리그와 지속 협의


한국축구 프로·아마추어 최강자를 가리는 FA컵에 흥미를 더하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홈&어웨이의 확대 시행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연말 2017년도 사업계획안 중 하나로 2017 KEB하나은행 FA컵 4강전에 홈&어웨이를 추가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동안 토너먼트 단판승부로 진행돼 온 FA컵은 지난해 대회 결승전부터 홈&어웨이로 2경기를 시행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해에는 큰 효과를 봤다.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로 꼽히는 수원 삼성-FC서울의 ‘슈퍼매치’가 결승 매치업으로 정해지면서 엄청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경기 내용도 흥미진진했다. 2차전 연장전까지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골키퍼까지 참여한 드라마틱한 승부차기 접전을 펼쳤고,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내내 고전한 수원이 정상을 밟아 짜릿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에 고무된 축구협회가 홈&어웨이 방식을 4강전부터 결승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이다. 그런데 일정을 추가하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축구협회는 올해 FA컵 규정을 통해 대회 4강을 10월25일 치르는 것으로 공지하면서 예비일로 10월11일을 추가하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K리그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협의했지만 걸림돌이 많았다.

지난해 FA컵 결승전. 스포츠동아DB


K리그 클래식은 연간 정규리그 33경기를 치른 뒤 스플릿 라운드(팀당 5경기)를 소화한다. 챌린지(2부리그) 역시 기나긴 레이스를 펼친다. 또한 챌린지 2∼4위 팀이 참가할 플레이오프(PO)도 치러야 하고, 최종적으로는 챌린지 최종 2위와 클래식 11위 팀이 겨룰 승강PO까지 감안해야 했다. 각 구단들이 치열한 생존게임을 벌이는 연말에 한 경기를 확대하면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축구국가대표팀이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줄곧 졸전을 거듭해 최악의 경우, B조 3위와 아시아PO(10월)를 거쳐 북중미 4위와 대륙간PO까지 펼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했다. 이란(8월31일·홈)∼우즈베키스탄(9월5일·원정)으로 이어질 최종예선 마지막 2연전을 남긴 가운데 한국은 불안한 2위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캘린더에 따르면 아시아PO는 10월2∼10일, 대륙간PO는 11월6∼14일에 각각 치러진다.

결국 축구협회는 올해는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최근 K리그 대표자 회의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완전한 취소는 아니다. 프로축구연맹과의 협의를 통해 내년에 다시 FA컵의 홈&어웨이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수원-서울의 슈퍼매치 2연전을 통해 FA컵 흥행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일정 등 다양한 변수들을 철저하게 검토해 흥미진진한 겨울잔치가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라고 밝혔다.

광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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