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FA컵 탈락서 얻은 것은?…수원 삼성과 비등한 경기, 강등권 탈출 자신감 무장

입력 2017-08-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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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어느덧 8강 싸움을 마무리한 ‘2017 KEB하나은행 FA컵’은 이른바 언더독의 반란으로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9일 K리그 내셔널리그(3부리그) 목포시청이 챌린지(2부리그) 성남FC를 3-0으로 완파한 데 이어 챌린지 부산 아이파크는 클래식(1부리그) 전남 드래곤즈를 3-1로 제압하고 4강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두 팀과 마찬가지로 이번 FA컵 8강전에서 반란을 꿈꿨던 팀은 바로 광주FC다. 16강에서 아산 무궁화를 3-0으로 꺾고 창단 첫 8강에 올랐던 광주는 내친 김에 4강 진출까지 노렸다. 그러나 클래식 선두권을 달리는 수원 삼성의 벽은 높았고, 결국 연장 승부 끝에 1-2로 패해 FA컵 나들이를 마쳤다. 그런데 경기를 마친 광주 남기일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만은 않았다. 연장전의 후유증이 얼굴에 남아있긴 했지만, 값진 소득을 챙겼다는 위안이 팀 내부를 감쌌다.

현재 클래식 최하위에 처진 광주는 이날 경기에 전력을 다할 수 없었다. 13일 예정된 26라운드에서 10위 대구FC와 피할 수 없는 강등권 싸움을 치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광주는 수원과 8강전에서 사실상의 후보군 엔트리를 내세웠다. 김민혁과 송승민 등 주전멤버 여럿이 교체명단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광주는 수원과 비등한 경기를 펼치며 뜻밖의 자신감을 얻게 됐다. 남기일 감독 역시 “그간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이 마음껏 뛰면서 자신감을 챙겼다. 우리로서도 전체 진용을 두텁게 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소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골키퍼 윤보상이 부상을 떨쳐내고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점도 광주로선 반갑다. 물오른 수원 공격진의 잇따른 슈팅을 막아내 몸에 이상이 없음을 증명했다. 광주가 FA컵 8강 탈락에도 안도의 한숨을 지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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