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부는 K리그…강원 최윤겸·광주 남기일 감독 자진 사퇴

입력 2017-08-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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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겸 전 감독-남기일 전 감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한국프로축구연맹

팀마다 분위기 전환 위해 감독교체 초강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무대에서 감독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6라운드가 끝난 뒤인 8월 14일 강원FC 최윤겸(55) 감독과 광주FC 남기일(43) 감독이 나란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두 사람 모두 성적부진에 따른 자진 사퇴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했던 강원은 한때 2위까지 올랐으나 최근 7경기에서 1승2무4패로 부진하면서 순위가 뚝 떨어졌다. 강원은 10승7무9패(승점37)로 6위에 머물러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 자격은 3위 팀까지 준다. 강원과 3위 수원삼성(13승7무6패·승점46)과 승점 차이는 무려 9점이나 난다.

광주는 올 시즌 25경기에서 4승7무14패(승점19)로 K리그 클래식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남 감독은 광주를 2시즌 연속 클래식 무대로 이끌었지만, 한계에 부딪쳤다. 현재 페이스라면 K리그 챌린지(2부리그) 강등의 아픔을 겪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K리그 클래식은 후반기 일정을 소화하면서 순위가 어느 정도 굳혀져가고 있다. 상위스플릿에 있는 팀이건, 하위스플릿에 있는 팀이건 각자 놓인 상황에서 경기력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는 팀들은 분위기 전환이 절실하다.

시즌 도중인데다 이적시장이 닫혀 선수단 구성 변화를 통한 전력 상승과 분위기 전환을 이끌기는 어렵다. 이럴 때 팀 분위기에 가장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변화는 바로 사령탑 교체다. 그래서 감독에게 해고는 숙명이다.

최윤겸 감독은 강원의 챔피언스리그 진출, 남기일 감독은 광주의 클래식 잔류를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방법을 택했다. 최 감독은 “바뀐 분위기 속에서 강원이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목표를 이루길 기원한다”고 했고 남 감독 역시 “광주는 저력이 있다.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덕담을 남기고 정든 팀과 작별했다.

이처럼 해마다 8∼9월은 감독들에게 계절의 변화와 함께 신상의 변화를 실감하는 시기다. “새벽 공기가 차가워지면 누구보다 먼저 목덜미가 서늘한 것을 느낀다”고 털어놓은 감독도 있다. 최 감독과 남 감독의 사퇴는 ‘칼바람’의 시작일 뿐이다.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 팀 감독들은 상·하위 스플릿 구도가 확정되는 최종 33라운드가 가까워질수록 사퇴의 수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K리그 클래식의 남은 레이스는 팀의 승패가 곧 감독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서바이벌 게임’이 될 전망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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