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신인’ 김민재 “감독님, 나도 MVP 만들어주실 거죠?”

입력 2017-11-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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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어워즈 2017’이 열렸다. 전북현대 김민재가 K리그 클래식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수비수 최초 영플레이어상 수상

“축구에 맘 떠나신 분들 다시 찾게 할 것”
한국축구 대형 수비수 등장에 기대만발


한국축구의 2017년은 우울했다.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도전에 나선 국가대표팀의 부진이 계속됐다. 이유는 다양했지만 특히 불안한 뒷문을 향한 우려가 컸다. 대형 수비수의 부재가 도마에 올랐다.

이 때 ‘괴물 신인’ 김민재(21·전북현대)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8월 이란(홈)∼9월 우즈베키스탄(원정)으로 이어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2연전에서 믿음직스러운 플레이로 위기에 내몰린 대표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안정적이고 저돌적인 몸놀림으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는 분명 김민재의 공도 들어 있었다.

전북 김민재. 사진제공|전북현대


물론 그의 활약은 새롭지 않았다. 시기가 문제였을 뿐, 대표팀 합류는 오래 전부터 기정사실화돼 있었다. 올해 데뷔했음에도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최강으로 군림한 전북의 에이스로 일찍 자리매김했다. 29경기에 출격해 2골을 터트렸다.

2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KEB하나은행 K리그 2017 대상’ 시상식에서 김민재는 예상대로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클래식과 챌린지(2부리그)로 무대가 나뉜 2013년 신설된 이 상은 ▲만 23세 이하 ▲국내외 프로출전 햇수 3년 이내 ▲해당시즌 K리그 전체경기 50% 이상 출전 ▲클래식 소속 등의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K리그 미디어 투표 결과 표 차이가 압도적이었다. 120표를 획득해 FC서울 황현수(10표), 울산현대 이영재(3표)를 크게 따돌렸다. 수비수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상대에서 “최근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국가대표 손주의 경기를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약속을 지켰다. 축구 열기가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다. 다른 종목으로 눈을 돌리신 분들의 마음을 되돌리겠다”는 당찬 각오를 전한 김민재는 “언젠가 (이)재성 형처럼 (최강희) 감독님이 나도 MVP로 만들어주실 것”이라며 최고의 선수를 향한 꿈을 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미 2018년을 내다본다. 전북이 2006, 2016년에 이은 3번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하고 러시아월드컵과 자카르타아시안게임(23세 이하)도 뛰어야 한다. 올해보다 훨씬 혹독한 일정이다. 김민재는 “아직 부상 중이다. 열심히 재활하겠다. 내년에도 꾸준히 제 몫을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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