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윤일록 조현우-양한빈…동갑내기 절친들, 경쟁과 우정 사이

입력 2017-11-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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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손준호-서울 윤일록-대구 조현우-서울 양한빈(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축하한다고 먼저 연락이 오더라고요. 고맙고 미안합니다.”

2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2017’은 한 해를 정리하는 축제의 장이자 마지막 경쟁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MVP부터 베스트11, 개인타이틀에 이르기까지 여러 트로피를 사이에 놓고 최고의 선수들이 자웅을 겨뤘다.

그러나 이처럼 치열한 경쟁도 끈끈한 우정 앞에선 칼날이 무뎌진 모습이었다. 시상식을 앞둔 손준호(25·포항 스틸러스)와 윤일록(25·FC서울), 조현우(26·대구FC)와 양한빈(26·서울)의 우정이 딱 그랬다.

첫 번째 주인공은 손준호와 윤일록. 둘은 최종전까지 도움왕 타이틀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시즌 후반까지는 윤일록이 독주했지만, 손준호가 막판에 치고 나가서 역전에 성공했다. 20일 시상식장에서 만난 손준호는 타이틀 획득의 기쁨을 표하면서도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을 함께 전했다.

손준호는 “사실 어제 경기가 끝나고 일록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도움왕 등극을 축하한다는 내용이었다. 일록이 덕분에 내 실력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고맙고 또 미안하다”며 진심을 전했다.

훈훈한 장면은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을 놓고 다툰 조현우와 양한빈에게서도 나왔다. 이번 시즌 차세대 수문장으로 성장한 둘은 성장과정이 달랐지만 골키퍼라는 공통점을 통해 가까워졌다. 노동건(26·수원 삼성), 김경민(26·부산 아이파크) 등 또래 수문장들과 친분을 교류하는 모임이 있을 정도다.

둘은 올해 활약을 통해 나란히 베스트11 후보에 올랐다.

영광은 조현우의 몫이었다. 그러나 함께 후보에 오른 사실만으로도 둘은 흐뭇한 모습이었다. 양한빈은 “(조)현우가 챌린지 시절부터 능력을 보여줬다. 감히 국가대표 선수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동료를 치켜세웠다. 이러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조현우 역시 흡족해했다. “올해는 나와 (양)한빈이만 시상식장에 왔지만 다음에는 함께 뛰는 친구들이 모두 후보에 올랐으면 좋겠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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