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염기훈, 두 골만 쏘면 역사가 되는거야!

입력 2017-12-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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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염기훈.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한국축구 우승 가는 길, 남녀대표팀 선봉장

염기훈 5경기서 2골…러시아행 눈도장 야심
김정미 6개 대회 모두 출전한 정신적인 지주

동아시아 축구전쟁이 드디어 막을 올린다. 한국과 일본, 중국, 북한 4개국 남녀축구가 자웅을 겨루는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 8일 여자부, 9일 남자부 경기를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한다. 맹주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한국 남녀대표팀의 집념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선봉에 선 이는 염기훈(34·수원 삼성)과 김정미(33·인천 현대제철)다. 누구보다 숱한 경험을 지닌 두 정신적 지주의 이야기를 통해 E-1 챔피언십을 미리 엿본다.



● 최다골 기록 앞둔 ‘맏형’ 염기훈

‘맏형’ 염기훈은 E-1 챔피언십과 인연이 남다르다. 전신 동아시안컵을 포함해 이번이 3번째 출전이다. 첫 단추를 잘 꿰맸다. 2008년 북한과 일본을 상대로 연이어 골을 터뜨리며 활짝 웃었다. 염기훈은 이후 징검다리를 건너듯 같은 대회에 나섰다. 2010년 대회를 건너뛴 뒤 2013년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고, 2015년을 지나쳐 이번 대표팀으로부터 다시 부름을 받았다.

현재 염기훈이 보유한 E-1 챔피언십 2골은 이동국∼박주영∼이승렬과 함께 한국선수 최다 타이기록이다. 통산 1위 가기타니 요이치로(일본)∼ 왕융포(중국)보다는 1개가 뒤져있다. 출전기록 역시 상위권이다. 통산 5경기에 나섰는데 한국선수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염기훈보다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이운재(9경기)와 이동국∼김두현(이상 6경기)뿐. 만약 이번 대회에 출전해 득점을 한다면 주요기록을 스스로 갈아 치울 수 있다.

몸 상태 역시 최고조다. 시즌 중반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느라 발목이 잠시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완전히 회복된 모습이다. 이는 국내 소집훈련에서 치른 연습경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5일 고려대와 2번째 평가전에선 왼쪽 측면을 누비며 깔끔한 도움도 올렸다. “E-1 챔피언십을 발판으로 월드컵 무대를 꼭 밟고 싶다”는 각오가 그대로 비춰졌다.

2013년 동아시안컵 당시 김정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역사 이어가는 ‘맏언니’ 김정미

‘맏언니’ 김정미는 존재 자체가 E-1 챔피언십의 역사다. 2005년 초대대회(여자부는 2005년 신설)를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6차례 연속 발탁됐다. 그 사이 사령탑은 3번이나 바뀌었지만, 김정미의 이름만큼은 그대로였다.

12년 전 막내 골키퍼는 어느새 팀 전체를 아우르는 정신적 버팀목이 됐다.

김정미를 가장 잘 수식하는 대목은 역시 기록이다. E-1 챔피언십 통산 14경기 출전으로 독보적인 선두다. 2위 조소현과는 3경기 차이. 2015년 대회에선 새로 생긴 골키퍼상까지 거머쥐었다.

이러한 경험은 후배들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실력은 물론 자기관리에 이르기까지 좋은 본보기가 되는 선배다. 후배들과의 거리도 멀지 않은 모습이다. 김정미와 팀 막내들의 나이 차이는 12∼13살. 팀 막내 손화연이 20살, 장창과 한채린이 21살로 김정미가 처음 동아시아 무대를 밟았을 때의 나이와 같다. 이들은 “(김)정미 선배가 친 맏언니처럼 푸근하다. 경험이 많아서인지 동생들 마음도 잘아주신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미가 다시 한 번 구슬땀을 흘려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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