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청춘을 만나다] “친구 같은 교사 될래요” 축구선수 출신 임경호의 꿈

입력 2017-12-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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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로 인생 1막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인 임경호. 사진제공 ㅣ 김건엽

최근 공부하는 운동선수가 체육계의 큰 화두다. 실정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지만, 정부와 관련 부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데 이미 오랫동안 ‘공부하는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선수가 있다. K3리그 FC 의정부에서 활약했던 임경호(23·건국대 생활체육학과)가 그 주인공이다.

임경호가 축구와 첫 인연을 맺은 건 2004년이다. 초등학교 4학년이던 임경호는 축구부 감독에게 직접 찾아가 축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운동부였지만 학업에도 성실히 임했다. 수업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졸지 않고 억지로 필기를 했다. 고교 졸업 후 FC 의정부를 선택한 이유도 공부 때문이었다.

“운동선수지만 공부를 놓고 싶지 않았어요. 당시 팀과 명지대가 협약을 맺은 상태라 선수이자 사회교육원 소속의 학생으로 공부까지 할 수 있었어요.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점을 획득할 수 있었죠.”

FC 의정부에 입단한 임경호는 팀의 창단 멤버로서 두 시즌 동안 활약하며 주장까지 맡았다. 하지만 선수 생활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압박감이 늘 그를 짓누르고 있었다. 큰 결심을 내렸다. 축구를 그만두고 고교 시절부터 마음 한편에 품어두었던 교사라는 꿈에 도전해보자는 것이었다.

현재 임경호는 축구화를 벗고 본격적인 교사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 시절 부지런히 쌓은 학점을 바탕으로 편입을 했고, 교육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다. 남들보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지만 학과 내에서 차석을 차지할 정도로 열심이다.

자신처럼 운동을 그만두고 다른 꿈을 준비하거나 방황하고 있는 초·중·고교 선수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축구가 다가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축구를 열심히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운동을 하되 항상 플랜B를 준비하라는 거죠. 우리 인생은 길어요. 축구를 그만두더라도 다른 길로 성공할 수 있어요. 상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며 희망을 전했다.

김건엽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dkdldi2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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