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란, 긴 기다림 끝에 8년만의 KLPGA 정상 등극

입력 2018-03-19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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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란. 사진제공|KLPGA

참으로 길었던 기다림의 터널이 마침내 끝났다. 홍란(32·삼천리)이 8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축배를 들어올렸다.

홍란은 19일 브루나이 엠파이어호텔 컨트리클럽(파71·6397야드)에서 열린 KLPGA 브루나이 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라운드에서 7언더파 64타를 기록하고 합계 18언더파 195타로 경쟁자들을 제쳤다. 첫 날부터 선두자리를 놓지 않았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자 무려 8년만의 정상 정복이다.

올해로 투어 14년차를 맞는 홍란은 이름값과 달리 최근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8년 2승, 2010년 1승 이후 정상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러는 사이 KLPGA 무대는 어느덧 까마득한 후배들의 경연장이 돼버렸다.

시드권 확보라는 소박한 목표 아래 시작한 2018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개막전으로 열린 지난해 12월 효성 챔피언십에서 59위에 머물렀고, 이어 치른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선 컷 탈락했다. 그러나 브루나이 오픈에 나선 홍란은 다른 선수가 돼 있었다. 대회 첫 날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라운드까지 11언더파 131타로 단독선두를 지킨 홍란은 챔피언조에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스스로 얘기했듯, 참으로 오랜만에 이름을 올린 챔피언조. 공교롭게도 맞대결 상대는 이제 막 프로에서 꽃을 피우고 있던 장은수(20·CJ오쇼핑)와 한진선(21·볼빅)이었다. 당찬 신예들 앞에서 베테랑은 보란 듯 버디 행진을 선보였다. 1~2번, 8~9번 홀 연속 버디를 앞세워 우승을 사실상 예약했고, 이어 후반에서도 3타를 줄여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8년만의 우승답게 홍란은 경기 직후 동료들로부터 어느 때보다 뜨거운 축하를 받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한편 베트남과 브루나이를 거치며 2018년의 서막을 올렸던 KLPGA는 2주간 휴식기를 거친 뒤 다음달 5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롯데렌터카 오픈을 통해 국내 개막전을 치른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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