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 기준치 통과, 메이스 “KBL 잔류하고 싶다”

입력 2018-04-20 14: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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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KBL 센터에서 신장 측정에 임하고 있는 메이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서울 SK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제임스 메이스(32·미국)가 다음 시즌에도 국내 무대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국인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장 측정’에서 합격기준을 가까스로 통과했다.

메이스는 2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KBL 센터를 찾았다. 다음 시즌부터 새로 적용될 외국인선수 신장 측정에 임하기 위해서였다. KBL은 빠른 농구를 지향한다는 명목 아래 팀당 외국인선수 두 명의 신장 기준을 각각 2m 이하(장신), 186㎝ 이하(단신)로 정했다.

KBL의 새 방침은 크나큰 반발을 불러왔다. 기준 자체가 임의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까지 활약했던 일부 선수들이 하루아침에 국내 무대를 떠나야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양 KGC에서 몸담았던 데이비드 사이먼(26·미국)은 신장 측정 결과 202.1㎝로 계측돼 다음 시즌부터 KBL 무대를 밟을 수 없게 됐다. 사이먼은 이후 미국 ESPN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이 겪은 황당무계한 사건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웃지 못 할 신장 측정은 챔피언결정전 우승 공신도 피할 수 없었다. 메이스는 이날 팀 동료 테리코 화이트(28·미국)와 함께 신장 계측기에 올랐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KBL 김성태 운영팀장이 메이스의 엉거주춤한 자세를 연이어 지적했다.

결국 세 차례 시도 만에 메이스의 신장 최종 판정이 나오게 됐다. 결과는 199.9㎝였다. 기준치 통과. 메이스는 통역의 설명을 통해 결과를 받아들인 뒤에야 미소를 지었다.

어렵사리 관문을 통과한 메이스는 “(2m가 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한국은 생활환경도 좋고, 나를 응원하는 열정적인 팬들이 많은 나라다. 다음 시즌에도 KBL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잡겠다”고 말했다.

다만 메이스는 이날 마음 편히 웃을 수는 없었다. 화이트의 신장이 192.3㎝로 측정돼 다음 시즌 KBL 잔류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이틀 전 우승 직후 포효했던 둘은 이날 상반된 표정으로 미국 출국길에 올랐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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