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은 줄였는데, 부담은 줄이지 못한 경남FC 말컹

입력 2018-04-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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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 말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경남FC의 ‘괴물 골게터’ 말컹(브라질)은 최근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자신의 실력에 한계를 느낀 탓이다. 지금 몸담고 있는 K리그1과 지난시즌 머문 K리그2의 차이가 상당하단 것을 새삼 인지했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돌아가야 했다. 특히 시즌 내내 진행할 ‘체중과의 싸움’이 관건이었다. 개막을 앞뒀을 때보다 6㎏이상 불어났다. 경기가 의지대로 풀리지 않자 찾아온 스트레스를 폭식으로 풀었다.

말컹의 침묵과 아쉬운 팀 흐름이 궤를 함께 했다. 개막 이후 4연승을 달린 경남은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대구FC와 1-1로 비겼고, 전북 현대~포항 스틸러스에 완패했다. 3-1로 이긴 강원FC 원정(1일)에서 시즌 5·6호 골을 넣은 뒤 득점이 멈췄다.

22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정규리그 8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말컹은 특별훈련을 자청했다. 일주일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식단을 조절했고, 섭취량도 줄이면서 체중계 바늘도 움직였다.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나 마음은 아직 가볍지 못했다. 심적인 압박이 상당했다. 세 차례 시도한 슛은 정확도가 부족했다. 또 침묵. 잔뜩 일그러진 하늘과 강한 바람과도 싸운 말컹은 최전방에서 분전했으나 골 맛을 보지 못했고, 0-0으로 90분을 마쳤다.

말컹의 숨겨진 재능을 끌어올려 지금의 괴물로 만든 경남 김종부 감독도 매 경기 전방에 고립돼 외롭게 싸우는 애제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으나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4연패 후 3연승을 내달리며 강호의 위상을 찾은 울산과 승점 1을 나눠가진 것은 긍정적인 소득이다.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세를 타다보니 주변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부담이 커졌다”고 걱정하던 김 감독은 “천천히 기다려주고, 기회를 꾸준하게 부여하면 반전할 수 있다”고 풀죽은 말컹을 격려했다.

창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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