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출격’ 이재성이 엮어낸 전북의 서울 원정 드라마

입력 2018-05-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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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FC서울과 전북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전북현대 이재성(가운데)이 VAR 판독 끝에 골로 인정된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프랑스 리그앙(1부리그)에서 물오른 활약을 펼치던 권창훈(24·디종)이 시즌 최종전에서 오른발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20일 전해졌다. 2018러시아월드컵을 준비 중인 국가대표팀에 위기감이 드리워졌다.


그러나 대표팀과 디종만 불편함을 느낀 것은 아니다. 가장 많은 태극 전사들을 보유한 K리그1 ‘1강’ 전북 현대도 깜짝 놀랐다. 이날 FC서울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4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둔 전북 최강희 감독은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고민 끝에 핵심 미드필더 이재성(26)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그는 “선발로 준비시켰는데 아침에 (권)창훈이 소식을 접하고 놀라 벤치에 앉혔다”고 설명했다.


전반기 내내 숨 가쁘게 달려온 이재성이다. 대표팀은 물론, 소속팀도 그를 중용한다. A매치, K리그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까지 출전하느라 심신이 모두 지쳤다.


정상적인 라인업 구축은 이미 불가능한 했다. 전북은 서울 원정을 앞두고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30)을 완전히 제외시켰다. 지난 15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ACL 16강 2차전에서 근육 통증을 호소해 안정이 필요했다. 최 감독은 “정밀 진단을 해보니 근육이 파열될 뻔 했더라. 부상 문턱까지 갔다”고 제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전북은 역시 강호였다. 월드컵 기간, 달콤한 2주간의 휴가가 부여된다고 선수단에 공지된 가운데 전북은 마지막 힘을 전부 쏟아냈다. 전반을 잘 버티자 기회가 왔다.


‘힘겨운’ 이재성이 히어로였다. 후반 13분 아드리아노와 교체로 출전한 이재성은 3분 만에 골 맛을 봤다. 세트피스 상황, 문전 오른쪽에서 최보경의 패스를 받아 서울 골네트를 흔들었다. VAR(비디오판독) 끝에 골로 인정됐다. 시즌 2호골(3도움).


한 번 물꼬가 터진 전북은 거칠 것이 없었다. 후반 36분 서울 곽태휘의 자책골~후반 41분 이승기~후반 43분 이동국의 연속 골로 4-0 쾌승. 11승(1무2패)째를 올린 전북은 같은 날 포항 스틸러스 원정에서 1-1로 비긴 2위 수원 삼성(승점 25)과의 격차를 승점 9차로 벌리며 전반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이을용 감독대행의 부임 후 3경기 무패(1승2무)를 내달린 서울은 4경기 만에 급제동이 걸려 하위권 탈출에 실패했다.


한편 상주 상무와 제주 유나이티드는 0-0,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는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휴식기를 맞게 됐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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