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수의 ‘지각 은퇴발표’에 담긴 대한항공의 배려

입력 2018-05-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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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수. 스포츠동아DB

대한항공 라이트 신영수(36)가 은퇴한다. 신영수는 23일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 같다. 현역 인생에 미련과 아쉬움이 남지만, 처음 운동했던 그 마음 잊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서 일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신영수의 은퇴는 오래 전부터 예정된 것이었다. 원 소속팀 대한항공과도 은퇴를 전제로 향후 진로를 협의했다. 대한항공은 신영수가 사무직원으로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프로 세계에서 흔치 않은 배려를 했다.


그러나 22일 KOVO(한국배구연맹)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선수의 신분을 공시하는 과정에서 신영수만 미계약자로 분류했다. 이 탓에 무리한 몸값을 요구하다 대한항공 등 여러 팀들로부터 외면당한 ‘FA 미아’처럼 비쳐질 소지가 있었다.


그럼에도 미리 은퇴 선언을 하지 않고, 신영수가 굳이 FA 자격을 행사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2017~2018시즌 계약된 연봉을 다 주기 위해 대한항공은 신영수의 선수신분을 최대한 길게 유지하도록 해준 것이다. 대한항공의 선수 연봉 지급시한은 6월 말까지였다.


은퇴 이후에도 ‘대한항공 맨’으로 남게 된 신영수는 2005년 V리그 출범과 영욕을 함께 했다. 신영수는 “기대가 컸던 부모님이 가장 서운해 한다. 그래도 (팀의 우승으로) 끝이 좋아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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