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전력분석관 출신 김세윤의 스웨덴 심층분석

입력 2018-06-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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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축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은 스웨덴을 상대로 18일 오후 9시(한국시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갖는다. 스웨덴전에 승리하지 못하면 월드컵 16강 진출 가능성은 거의 없다. 월드컵 4회 우승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 6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한 멕시코(15위)와 같은 조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스웨덴은 신태용호가 상대하기 괜찮은 스타일이다. 체격은 좋지만, 스피드는 한국보다 떨어진다. 공간을 허용하지 않고, 강한 압박을 펼치면 2-0으로 승리한 2010남아공월드컵의 그리스전처럼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승리할 수 있다.


● 밀집수비 형태의 4-4-2


스웨덴은 공격보다 수비가 강한 팀이다. 3월 25일 칠레전 1-2(패), 3월 28일 루마니아전 0-1(패), 6월 2일 덴마크전 0-0(무), 6월 9일 페루전 0-0(무) 등 A매치 결과에서 보듯이 득점력은 빈곤하지만 수비는 상당히 견고하다.


스웨덴은 4-4-2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한다. 공격 시 볼을 잃으면, 강한 전방 압박을 시도하지만 상대가 볼을 안정적으로 점유하는 순간 빠르게 수비로 이동한다. 역습을 담당하는 최전방 2명을 제외한 8명은 완전한 4-4 대형을 이뤄 수비에 집중한다. 대인마크보다 지역을 지키는 존 디펜스를 선호한다. 16일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1-1 무승부의 기적을 연출한 아이슬란드처럼 8명의 수비수와 미드필더가 견고한 버스 형태의 수비벽을 구축한다.


밀집수비를 깨려면 상대가 전형을 갖추기 전에 빠른 크로스를 시도하고 세컨드 볼 싸움에 적극 가담해야 한다. 볼을 점유했을 때는 2대1 월 패스를 이용한 침투나 3자가 움직이는 공간에 패스를 시도하는 침투를 계속 시도하며 상대 수비 형태를 깨트려야 한다. 또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거리 슛을 시도해 수비를 끌어내 공간을 만드는 것도 효과적이다. 세트플레이는 빠르게 시작하거나, 변형된 형태로 수비를 혼란스럽게 해야 한다.


스웨덴 축구대표팀 마틴 올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롱 볼과 세컨드 볼 중심의 스웨덴 공격


스웨덴의 공격 스타일은 단순하다. 빌드-업 시 짧고 빠른 패스보다 롱 킥을 이용한 공격을 주로 시도한다. 스웨덴의 롱 볼 축구가 무서운 점은 팀원 전체가 정확한 킥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롱 킥을 해서 1명의 공격수가 헤딩하거나 볼을 키핑할 때, 다른 공격수가 수비 뒤 공간으로 움직이며 세컨드 볼을 받으려고 한다.


정상적으로 볼을 점유해서 공격을 전개할 때는 신장의 장점을 살려 주로 좌우에서 빠른 크로스를 한다. 크로스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크로스를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크로스가 올라오기 이전에 중앙 수비수들은 미리 움직여 볼과 상대 공격수를 시야에서 놓치지 않고 처리해야 실점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스웨덴 공격의 키플레이어는 왼쪽 윙 포르스베리다. 드리블 돌파와 연계 플레이에 능한 선수다. 1명의 수비수가 마크하기보다 2명 이상의 협력 수비가 필요하다. 공간을 내주면 감당하기 쉽지 않은 수준의 선수다.


세트플레이 역시 단순하게 시도하는 편이다. 우리 수비수 3명 정도를 포인트 공간에 배치하고, 나머지 선수들이 대인마크를 펼치는 세미 존 형태의 수비가 효과적일 듯 하다.


김세윤 전 축구국가대표팀 전력분석관. 스포츠동아DB


● 승부를 좌우할 한국의 선택과 집중


한국 입장에서 보면 스웨덴이 2명의 공격수를 기용하기 때문에 포백보다 스리백을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 다만, 대표팀 수비수들은 스리백 경험이 부족하다. 따라서 익숙한 4백을 사용하면서 수비형 미드필더와 좌우 풀백이 수비에 더 적극 가담하는 게 더 나아 보인다.


우리가 공격하다 볼을 뺏기면 스웨덴이 빠른 역습을 시도하기 전 강하게 압박해서 게겐프레싱(볼을 빼앗긴 이후 곧바로 압박을 시도하는 것을 뜻함)을 하고, 상대가 안정적으로 볼을 점유하면, 빠른 속도로 수비 라인을 중립 위치까지 내리는 것이 좋아 보인다. 스웨덴 역시 안정적인 점유 축구를 잘하는 팀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의 약점은 경험이다. 위기 상황에서 쉽게 흔들린다. 게다가 90분 내내 압박을 시도할 정도로의 강인한 체력을 갖췄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경기 운영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약점을 감추고,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편이 어떨까 싶다.


※ 김세윤 전 축구국가대표팀 전력분석관은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데 힘을 보탰다. 이후 제주 유나이티드, 서울 이랜드FC 등 프로팀에서 활동해왔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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