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월드컵] 축구스타들의 별의별 징크스

입력 2018-06-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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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축구대표팀 델레 알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선수들은 경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라도 한다. 만일 그것이 승리의 행운을 가져다준다면 무조건 그렇게 할 것이다. 경기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어떤 짓’의 정도는 더욱 심해진다. 그래서 징크스가 만들어진다.


지구상 모든 축구선수들에게 최고의 무대인 2018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한 스타 선수들도 다양한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이기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습관과 루틴, 금기 등 다양한 형태로 드러난다.


잉글랜드의 델레 알리는 오래된 무릎보호대를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 11세 때부터 사용해온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열한 살 때부터 쓰고 있다. 물론 경기가 끝나도 보호대를 씻지 않는다. 그렇다고 냄새가 나지도 않는다”고 B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알리는 한때 다른 보호대를 사용하려고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실패했다. “언젠가 오래된 보호대를 잃어버려서 6개월 정도 다른 것을 착용했는데, 내 축구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경기를 못했던 기간이었다. 다행히 그 보호대를 다시 찾았을 때는 마치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행복한 기분이었다”고 했다.


스페인 축구대표팀 페페 레이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페인의 골키퍼 페페 레이나는 토스트와 와인을 징크스로 가지고 있다.


경기 전날에는 반드시 햄 2장과 치즈 토스트, 한 잔의 와인을 마신다. 와인은 기분을 ‘업’시켜주는 용도다. 레이나의 징크스는 더 있다.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서 활동할 당시 경기 전날에는 반드시 자신의 승용차에 기름을 가득 채웠다. 차에 기름이 넉넉해도 반드시 그 루틴을 따랐다.


레이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샤워를 하고 옷을 입은 뒤 승용차에 기름을 채우러 갔다. 안필드에서의 경기 개시 6시간 전부터 다가올 경기를 생각하면 우선 가까운 주유소부터 찾았다”고 했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해리 케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의 새로운 주장 해리 케인은 수염 징크스가 있다.


골이 터지기 시작하면 수염을 깎지 않는다. 2014년부터 시작된 징크스다. 그해 토트넘에서 첫 골을 넣은 뒤 면도를 생략했더니 3경기 연속골 행진이 이어졌다. 그 후 골을 기록하면 수염을 그대로 기른다. “골이 계속 터지기만 한다면 팀 동료 톰 허들스턴을 거꾸로 들 수도 있다”는 케인은 24일 파나마와의 G조 경기에도 수염이 덥수룩한 얼굴로 출장할 전망이다.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인간이 아닌 축구의 신(神) 반열에 오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케인처럼 턱수염을 기르고 있다. 염소 모양인데 같은 이유다. 호날두는 다른 징크스도 있다. 경기 전 피치에 들어갈 때는 항상 오른발이 먼저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는 모든 선수 가운데 마지막으로 가는 것이 그동안 지켜온 루틴이다.


잉글랜드대표팀의 수비수 필 존스는 양말 징크스가 있다. 홈경기 때는 왼발부터 먼저 양말을 신고 원정경기 때는 오른발부터 먼저 양말을 신는다. 또 피치에 있을 때는 절대로 경기장에 그어진 흰색 라인을 밟지 않는 것이 징크스다. 또 라인을 넘어설 때는 홈과 원정에 따라 먼저 내딛는 발을 다르게 하는 징크스도 반드시 지키고 있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리오넬 메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는 프리킥을 하기 전에 두 손으로 축구공을 잡아서 피치에 내려놓고 항상 똑같은 숫자의 걸음만큼 뒤로 물러난 뒤 슛을 한다. 16일 아이슬란드전에서 페널티킥을 실패했던 메시가 과연 그 때도 이 루틴을 지켰는지, 아니면 상대 골키퍼 한네스 소드 할도르손이 메시의 이 루틴을 사전에 연구하고 방향까지 예측한 것인지 궁금하다.


잉글랜드의 공격수 제이미 바디는 소속팀 레스터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2015~2016시즌 경기 전날에는 항상 고 카페인 음료 3통에 술을 섞은 칵테일을 마시는 습관으로 유명했다.


독일의 마리오 고메스는 화장실에 갈 때 맨 오른쪽에 있는 소변기를 사용한다. 경기 전 국가연주 때는 독일 국가를 따라 부르지도 않는다. 유소년시절 국가를 따라서 부르지 않았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부터 이 루틴을 지키고 있다. 고메스는 “만일 왼쪽 소변기 사용이 공짜라면 그것을 쓴다. 요즘에는 예전과 달리 화장실과 관련한 미신을 그리 엄격하게 따르지는 않는다. 물론 다른 사람이 왼쪽 소변기를 사용하고 있다면 당연히 오른쪽 소변기 쪽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벨기에의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는 국가가 나올 때 방송카메라가 자신을 향하면 국가를 따라 부르면서 턱을 만진다. 이렇게 하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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