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녀배구 자카르타AG 동반 결승 진출 시나리오

입력 2018-08-16 14: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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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배구대표 선수들이 대만을 3 대 0으로 완파, 대회 참가 32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확정지은 뒤 김철용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는 모습.

남자는 8강전에서 중국 이기면 최강 이란을 만나지 않고 결승까지
남자는 오버헤드 리시브와 범실 줄인 플로터 서브가 승리의 관건
여자는 4강전 일본전에 올인, 예선리그 중국전은 져도 부담 적어
여자는 일본전 블로킹 타이밍과 낮고 빠른 패스에 승패를 건다


대한민국 배구는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남녀 동반우승을 노린다. 남자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3위의 한을 풀겠다고 한다.

남자배구가 아시안게임 정상에 선 것은 1978년 방콕대회가 처음이다. 이후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에서 연속 금메달을 따내며 자존심을 세웠다.

여자는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걸었다. 김철용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한일합섬의 김남순(김철수 현 한국전력 감독의 아내)을 제외한 대부분 선수들이 호남정유 선수들로 구성된 사실상 단일팀이었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이 당시 팀의 주전세터였다. 20년 뒤인 2014년 인천대회에서도 우리 여자배구는 우승했다. 현역 최고선수 김연경이 정점에 있을 때 아시안게임 2연패를 꿈꾼다. 남녀 모두 현실적인 여러 상황을 봤을 때 우승은 결코 쉬운 목표는 아니다. 우리 대표팀은 16일 오후 자카르타로 떠났다.


● 8강전에서 중국만 꺾으면 결승까지 가능한 남자대표팀

라이벌 중국과 일본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1.5군을 출전시키기로 했다. 그래서 희망이 생겼지만 너무나 거대한 벽 이란이 버티고 있다. 2014년에도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직 이란격파를 목표로 준비했지만 뜻밖에 4강에서 일본에 지는 바람에 모두가 울었다.

남자는 대진 방식이 복잡하다. 총 20개 나라가 출전한다. 6개조로 나눠 예선리그를 한 뒤 각조 상위 1,2위 팀이 12강 토너먼트에 나간다. 상식적이라면 4개조에 5개 팀을 배치한 다음에 각조 상위 2개 팀이 8강 토너먼트에 나가는 방식을 택했겠지만 이번에는 특정국가가 유리한 대진방식을 선택했다.

예선리그가 끝난 26일 각 조 2위 팀들이 추첨을 통해 12강 토너먼트 상대를 정한다. 물론 예산리그에 같은 조에 속했던 팀과의 경기는 없다.

대만 네팔과 함께 D조에 속한 한국은 당연히 조 1위 후보다. 12강 토너먼트에서 누구를 만날지는 모르겠지만 쉽게 이길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12강전은 26일 낮 1시에 벌어진다. 상대는 추후 결정된다.

12강전의 승자는 6개 팀으로 압축되는데 여기서 개최국 인도네시아의 속셈이 드러난다. 사우디아라비아 키르기스스탄과 A조에 속한 인도네시아는 지난 대회 우승팀 이란이 속한 B조와 함께 12강 토너먼트에서 승리하면 곧바로 4강에 올라간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준준결승전을 벌여야 한다.

대진표상 한국의 8강전 상대는 28일 오후 7시30분에 벌어지는 E조 1위 중국이 될 전망이다. 우리 남자대표팀 메달도전의 첫 관문이다. 이 고비를 넘기면 30일 오후 7시30분 4강전에서 인도네시아-다른 조 2위 대결의 승자를 만난다.

우리로서는 천만다행이다. 카자흐스탄 미얀마와 함께 C조에 들어간 일본은 같은 과정을 거쳐 준결승전에서 이란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천우신조로 9월 1일 밤 10시 결승전에서 가서야 아시아 최강 이란을 만나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첫 고비 중국과의 8강전을 잘 넘기면 희망이 있다.

2006년 도하에서 지휘봉을 잡고 금메달을 따냈던 김호철 감독은 “당초 조편성에서 우리와 이란 카자흐스탄 일본이 함께 들어가 고민이 많았는데 새로 바뀐 조편성 덕분에 고민이 사라졌다. 무조건 조 1위를 하고 8강에서 중국을 누르는 것이 1차 목표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부상자도 없다. 선수들의 의지가 보인다.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세계배구와의 큰 격차를 실감하고 와서인지 더 열심히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변화는 서브리시브다. 상황에 따라 3,4명이 리시브에 참가한다. 모두 언더핸드 대신 오버헤드 리시브로 전환했다. 이렇게 해야 세계배구의 흐름인 빠른 배구를 구사할 수 있어 많은 공을 들였다. 최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도 이 시스템을 적용했다. 실수도 나왔지만 완성도는 차츰 높아졌다. 서브는 강타보다는 정확성을 높인 목적타를 구사한다. 최대한 범실을 줄여서 버티는 배구를 할 생각이다.

아쉬운 것은 부상으로 신영석과 박상하가 빠진 센터진이다. 최민호 김규민 김재휘에게 큰 부담이 가겠지만 유효블로킹만 잘 해주면 다양한 공격루트를 활용한 반격을 통해 점수를 뽑을 수 있다고 믿는다.


● 4강전에 일본의 벽을 넘어야 중국과 금메달을 다툴 여자대표팀


인천대회 때와는 달리 중국과 일본이 주력선수를 내보낸다. 4년 전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에이스들을 보내고 인천에는 1.5군이 오는 바람에 이선구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표팀에게는 여유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11개 나라가 출전한 여자는 대진방식이 단순하다. A,B 2개조로 나뉘어 각조 상위 4개 팀이 8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우리는 중국 대만 카자흐스탄 인도 베트남과 같은 B조다. 19일 오후 7시30분 인도와 예선리그 첫 경기를 펼치고 21일 카자흐스탄과 오후 3시30분 경기다. 23일 중국과 오후 7시30분에 격돌하는데 큰 의미는 없다. 이기면 좋고 져도 조 2위는 차지할 수 있어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25일 오후 3시30분 베트남전에 이어 27일 밤 10시 대만전을 끝으로 예선리그를 마친다. 이어지는 8강 토너먼트 상대는 예선이 끝난 A조(일본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홍콩)의 성적에 따라 결정된다.

만일 우리가 중국을 누르고 조 1위가 되면 8강전 상대는 A조 4위(29일 밤 10시)와의 경기다. 조 2위의 경우 29일 오후 7시30분 A조 3위와의 경기다.

4강전은 31일 벌어진다. 조 1위의 경우는 B조 3위-A조 2위 경기의 승자와 31일 밤 10시30분 경기다. 조 2위로 8강 토너먼트를 통과한다면 오후 8시 경기인데 상대는 일본이 될 공산이 크다.

VNL에서 일본에 예상 못한 완패를 당했던 우리 대표팀은 이 같은 대진표를 바탕으로 일본격파에 아시안게임의 모든 것을 걸었다. 베스트멤버로 출전하는 중국과는 힘들지 몰라도 일본에만은 반드시 설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4강에서 일본을 잡으면 결승전은 9월 1일 오후 7시30분에 벌어진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때 수석코치로 금메달을 걸었던 차해원 감독은 “선배님이 해놓으신 것도 있고 2연패에 욕심이 난다.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했다. 대표팀은 이례적으로 16일 출발 하루 전에 남자고등학교와 연습경기를 할 정도로 마무리에 정성을 쏟고 있다. “선수들이 이전 연습경기의 성과가 좋아서 한 번 더 하자고 조르는 바람에 긴급히 잡았다. 일본과 태국의 빠른 배구를 가정한 경기”라고 했다.

우리 대표팀의 목표가 무엇인지 보이는 연습경기다. VNL 이후 대표팀이 가장 시간을 들인 것은 리시브와 수비다. 기초공사가 튼튼해야 버틴다는 현실인식으로 3인 리시브(김연경~이재영~리베로)라인의 조직력을 높였다. 라이트는 박정아~정호영이 분담한다. 대표팀은 낮고 빠른 공격으로 상대의 높이를 무력화하고 우리의 공격 장점을 살릴 생각이다. 일본전의 관건은 블로킹이다. 수비수의 손을 보고 때리는 일본 공격수의 특성에 맞춰 블로킹 타이밍을 한 박자 늦추는 것에 많은 신경을 썼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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