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레이더] 한국배구가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2가지 방법

입력 2018-09-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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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예선 대한민국과 카자흐스탄의 경기가 열린 21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김연경(맨 왼쪽)과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내년 7~8월에 벌어지는 세계예선전에서 6장 티켓 가운데 하나를 노려라
내년 10월 아시아대륙 예선전에서 우승하면 올림픽 본선 행
대표팀 자원관리 위해서 메이저리그 팜시스템의 노하우를 참조해야


한국여자배구가 연달아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머문 대표팀은 29일 일본에서 시작하는 2018 FIVB세계여자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합숙훈련에 들어갔다. AG 출전멤버 가운데 임명옥 이다영 황민경 강소휘를 제외하고 김해란 이나연 이소영 오지영을 추가했다. 4년 주기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올림픽과 함께 가장 권위 있는 배구대회다. 우리 대표팀은 2020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포인트를 따기 위해 반드시 상위권에 올라야 한다.


● 한국배구가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길은

2019년 시작될 올림픽예선은 2개다. 첫 번째는 7~8월에 벌어질 세계예선전. FIVB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랭킹을 정한다. 세계예선전은 24개 팀을 랭킹에 따라 6개조로 나눠 지그재그 방식으로 배치한 뒤 각 조의 1위에게 올림픽출전권을 준다. 이 방식에 따라 각 조는 1~12~13~24위, 2~11~14~23위, 3~10~15~22위, 4~9~16~20위, 5~8~17~20위, 6~7~18~19위로 구성된다. 우리 대표팀의 전력을 봤을 때 5조나 6조의 톱시드 혹은 2번째 시드를 받으면 성공이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위 이내의 성적을 거둬야 하는 이유다. 남자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우리는 이탈리아 불가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하지 못했다.

만일 세계예선전을 통과하지 못하면 2019년 10월로 예정된 아시아대륙예선전을 통해 올림픽티켓을 노려야 한다. 올림픽배구는 각 대륙의 최소 한 팀 이상에게 출전권을 주는데 아시아대륙 예선전에서 우승하면 올림픽출전이 가능하다. 일본은 개최국으로 이미 출전권을 확정했다.

디펜딩 챔피언 중국은 세계예선전에서 출전권을 따낼 수 있을 전망이다. 우리로서는 세계예선전이 아니더라도 기회는 있지만 아시아대륙예선전에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내년 9월로 예정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4위 혹은 8위 안에 들어야 한다. 남자배구도 이 과정을 통해 도쿄올림픽에 나가는 길은 있다. 우리로서는 조기에 올림픽출전을 확정해서 본선에 대비할 시간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 AVC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도 응원의 박수를

16일부터는 태국에서 아시아배구연맹이 주관하는 제6회 AVC컵 대회가 열린다. 아시아선수권대회와 번갈아 2년 주기로 열리는 대회다. 아시아배구연맹은 AVC컵이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와 대회주기가 겹치고 참가팀의 호응이 떨어져 흥행이 어려워지자 이번을 끝으로 대회를 중단하기로 했다.

우리는 2년 전 정호영 등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출전해 8위의 성적을 올렸다. 이경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젊은 선수에게 경험을 쌓아줄 생각이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선수구성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미래를 대비해 고교생과 프로 5년차 이하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꾸리고 싶었으나 자원이 모자라자 어쩔 수 없이 30세를 바라보는 황민경과 한수지를 추가했다.

이경석 감독은 “프로팀에 사정해서 엔트리를 채웠다. 어느 선수는 이전에 대표팀에 뽑혔는데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훈련도 못해 살만 쪄서 돌아왔다면서 감독이 차출을 꺼려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꼭 경기에 출전시키고 경험을 쌓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감독의 발언은 한국배구의 고질적인 문제를 잘 보여준다. 겨울 각 나라의 리그가 끝나면 국제배구 시즌이 이어진다. FIVB와 AVC 등이 주관하는 대회가 쉼 없이 이어지다보니 대표팀 구성과 출전은 항상 뒷말을 낳는다. 대표팀에 뽑힐 인재풀이 많은 나라는 관계가 없지만 우리는 배구자원이 한정됐고 그 선수들마저 체계적으로 관리해주지 않아 문제다.


● 메이저리그 팜시스템에서 참조할 우리배구 대표팀의 자원관리 노하우

기자는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메이저리그의 팜시스템을 추천한다. 메이저리그는 25명 로스터와 메이저계약을 맺는 40명 로스터 그 아래 선수의 기량에 따라 AAA AA A 루키리그 등으로 구성된다.

우리도 프로팀과 대학, 고교선수들을 대상으로 등급을 정해 팜시스템을 만든 뒤 선수들을 등급에 맞는 대회에 출전시키는 것이다. 대표팀이 전력투구해야할 대회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이 되겠고 그 밖의 대회는 비중에 따라 등급에 맞는 선수를 파견하면 된다. 비중이 적은 대회는 당장의 성적보다는 선수의 육성과 경험을 축적하는 것에 목표를 둬야한다. 지금처럼 모든 대회에 성적의 책임까지 안기면 선수육성이라는 장기목표는 사라진다.

이 같은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공통된 생각과 눈이 중요하다. 남녀전력강화위원장과 등급별 대표팀 감독이 모여서 선수들의 능력을 평가한 뒤 등급을 정하고 그 선수를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육성시켜야 한다. 메이저리그의 스프링캠프처럼 등급별 대표선수들이 참가하는 합동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수시로 재평가하고 등급을 새로 매기고 메이저 대표팀에서 필요한 포지션의 경우 특별교육을 통해 조기 육성하는 방식을 써야 한다.

메이저리그의 팜시스템의 성패는 그 구단의 야구철학, 선수평가 노하우와 훈련방식의 동일성에 달려 있다. 우리도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국배구만의 공통스타일을 만들어 이를 똑같이 적응시켜 선수가 어떤 등급의 대표팀에 차출되더라도 같은 훈련방식과 출전을 통해 자연스럽게 팀에 녹아들도록 만들어야 한다. 결국은 돈과 시간 맨파워가 필요한 일이다. 대한배구협회장이나 한국배구연맹 총재의 이번 임기에는 완성되기 어려운 긴 여정이다. 생색도 나지 않을 일이다. 그렇지만 꼭 해야 한국배구에 미래가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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