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천적 관계 살펴보니…

입력 2018-09-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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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강희 감독. 사진제공|전북 현대

프로축구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는 올 시즌에도 우승에 가장 근접해 있다. 28라운드까지 승점 66을 확보하며 2위 경남FC와 승점차를 16으로 벌렸다. 지난해 우승할 때 2위 제주 유나이티드와는 9점차였다. 이에 스플릿라운드 들어가기 전 우승을 확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리그1은 팀당 33경기를 치른 뒤 6팀씩 상·하위 그룹으로 나눠 5경기를 더 한다. 따라서 스플릿라운드 이전에 2위와 승점차가 16점 이상일 경우 우승이 조기 확정된다.

이런 막강 전력의 전북도 올 시즌 4번 패했다(21승3무4패). 그 4패를 안긴 팀은 포항 스틸러스와 인천 유나이티드, 경남이다. 특히 포항은 두 번이나 이겼다(13라운드 3-0, 23라운드 5-2). 인천은 2라운드에서 3-2로 승리, 전북에 시즌 첫 패배를 안겼다. 선두를 다툰 경남도 1-0(21라운드)으로 이겼다. 3번의 무승부 상대는 각각 인천과 전남 드래곤즈, 상주상무다.

범위를 좀 더 넓혀보자. 승강제가 처음 실시된 2013년 이후 올 시즌까지 6시즌 동안의 통계를 보면(한국프로축구연맹 자료), 전북의 아린 곳이 확연해진다. 전북은 이 기간 동안 모든 팀에 승률 50%를 넘겼다. K리그를 지배한 시기다. 다만, 포항과 인천을 상대했을 때는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이 상대적으로 덜 먹혔다. 특히 포항은 버거운 상대였다. 포항과 21번을 맞붙어 9승5무7패(승률 54.8%)를 기록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수치다. 이는 전북의 가장 낮은 승률이다.

인천도 녹록지 않았다. 매년 우승을 다투는 전북과 강등권 탈출에 안간힘을 쓰는 인천은 전력상 비교가 안 되지만, 이상하게 두 팀만 만나면 팽팽한 승부가 펼쳐졌다. 전북이 7승8무3패로 앞섰지만 승률은 61.1%로 포항 다음으로 낮았다. 반면 강원FC(93.8%)와 대전 시티즌(90%), 대구FC(87.5%), 부산 아이파크(85%) 수원FC(83.3%), 경남(81.3%)에는 80% 이상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포항은 수원FC가 1부 리그에 있던 2016시즌, 4번 싸워 모두 졌다. 그해 꼴찌였던 수원FC는 10승을 거뒀는데, 그중 4승이 포항전이다. 포항은 4경기에서 겨우 2득점(6실점)을 했을 뿐이다. 울산 현대(40%)와 경남(43.8%)에도 약한 모습이었다. 반면 대전에는 단 한 번도 지지 않았고(5전 전승), 2011년 창단한 광주FC에는 지금까지 무패(7승4무)다.

제주는 상승세를 타다가도 전북만 만나면 꼬리를 내렸다. 올 시즌 3연패 포함 5승2무14패로 28.6%의 저조한 승률이다. 또 수원 삼성(30%)과 FC서울(35%)에도 약했다. 대신 전남에는 최근 3연승 포함 7경기 연속 무패(6승1무)다.

울산은 전북(31%)은 물론이고 의외로 제주에 약했다. 제주전 승률은 34.2%(4승5무10패)다. 아울러 성남FC에도 승률이 36.4%에 그쳤다.

수원은 슈퍼매치 상대인 서울만 만나면 기를 펴지 못했다. 2015년 4월 18일 이후 13경기 연속 무승(6무7패)이다. 승률이 29.5%(3승7무12패)에 불과해 라이벌이라고 부르기도 쑥스럽다.

서울은 전북(34.8%)에 뒤진 건 둘째 치고 순위경쟁을 펼쳐야 할 포항(40.5%), 경남(42.9%), 울산(43.2%)에 약세다. 반면 대전과 수원FC에는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스포츠에서는 상대성을 무시할 수 없다. 아무리 강한 팀도 특정 팀만 만나면 약점을 드러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문가들은 심리적인 면을 꼽는다. 이는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포함된다. 패가 잘못 꼬이면 다음 경기에 민감해지는데, 설욕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다 보면 예상과 다른 결과가 빚어진다. 결국 마음의 문제가 팀 전술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최현길 전문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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