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척추’ 성용-우영-현수, 후방 편대가 다지는 亞정벌 프로젝트

입력 2018-10-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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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기성용-정우영-장현수(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대한민국 축구가 10월 A매치 시리즈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 평가전에서 2-1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타리카~칠레로 이어진 9월 2연전에서 1승1무를 챙긴 대표팀은 10월 첫 번째 A매치를 승리로 장식했다.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릴 파나마 평가전에서도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내면 벤투호는 공식 출범 이후 4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가게 된다.

장기적으로 2022카타르월드컵에서의 선전을 목표한 벤투 감독의 당면 과제는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최될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다. 1960년 대회 이후 통산 세 번째 정상을 다짐하는 한국축구다. 11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호주~우즈베키스탄과 원정 2연전을 치를 계획인 벤투 감독은 10월 엔트리를 발표하며 “아시안컵 준비 과정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일까. 대표팀은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베스트 라인업부터 포메이션이 매 경기 큰 차이가 없다. 거의 일치한다. 메이저 국제대회를 앞두고 무리하게 전략~전술을 바꿀 이유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짧은 소집기간, 팀 철학을 정립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

인체를 바로 세우는 힘이 척추에서 나오듯, 아시안컵을 위한 컬러 굳히기에 나선 대표팀도 뼈대부터 단단히 다져가고 있다. 핵심은 후방 삼각편대다.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정우영(29·알 사드)이 수비형 미드필더 콤비로 나선 가운데 장현수(27·FC도쿄)가 중앙수비수 역할을 한다.

세 차례 A매치가 전부 동일했다. 4-2-3-1 포메이션의 후방과 가운데를 책임지며 공격과 수비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빈 자리를 찾아가 공간을 메우고, 상대를 차단하는 기성용~정우영의 1차 저지에 이은 장현수의 최후방 블로킹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특별히 인상적인 부분은 공격이다.

이들은 벤투 감독이 꾸준히 강조해온 후방 빌드-업에서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펼친다. 볼을 구석구석으로 뿌려주며 공격을 전개시켜 합격점을 받았다. 간혹 실수가 나오긴 하나 충분히 보완 가능한 부분이다.

우루과이전에서 유감없이 실력을 뽐냈다. 기성용은 언제나 그랬듯 전방위적으로 움직였고 정우영은 세트피스(코너킥) 과정에서 흘러나온 볼을 결승골로 연결했다. 장현수도 볼을 잡으면 주저함 없이 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물줄기가 됐다. 벤투 감독은 이례적으로 “(장현수는) 평균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 특별히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 한다. 미래에 큰 도움이 될 자원”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끊이질 않는 비난에 방패막이를 자처함으로써 최대치의 퍼포먼스를 기대한 셈이다.

연령으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베테랑 3총사는 아시아 정복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이들이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둔 준비도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플랜A부터 확실하게 굳히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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