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현장 핫라인] 벤투호, 변화는 인상적이지만 아쉬운 집중력

입력 2018-10-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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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평가전을 2-2로 마친 뒤 상대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한국은 2-0으로 앞섰지만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연속 실점해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천안|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의 축구국가대표팀이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 평가전을 끝으로 10월 A매치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12일 강호 우루과이를 2-1로 누른 한국은 상대적으로 실력이 떨어지는 파나마와 2-2로 비겼다. 그간 즐겨 입던 트레이닝복이 아닌, 말쑥한 양복 차림으로 나선 벤투 감독도 골이 터질 때마다 불끈 주먹을 쥐어 보이며 기뻐했지만 흔들리는 집중력이 아쉬웠다.

벤투 감독의 부임 이후 A매치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를 내달린 태극전사들은 11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호주~우즈베키스탄과 2연전을 갖고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최되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본격적으로 대비할 참이다.


Q=스타팅 라인업의 변화가 많았다.

A=벤투 감독은 앞선 3경기를 보수적으로 운용했다. 거의 동일한 베스트11을 투입해 틀을 다졌다. 벤치는 무리하게 테스트를 진행하기보다 먼저 확실한 골격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파나마전은 달랐다. 우루과이전과 비교해 5명이 바뀌었다. 벤투 감독이 “모든 포지션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예고한대로 큰 폭의 변화가 있었다. 골키퍼 조현우(대구FC)가 ‘벤투호’ 출범 후 첫 출전했고 왼쪽 풀백 박주호(울산 현대)와 중앙수비수 김민재(전북 현대)가 포백에 참여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우승주역 황인범(대전 시티즌)도 처음 선발 출격했다. 앞선 3경기에 출전했으나 모두 교체 투입이었다. 석현준(랭스) 역시 베스트 라인업에서 좀더 긴 시간을 소화할 수 있었다.


Q=전술적인 선택도 화제였는데.

A=베스트11을 바꾸면서 포메이션에도 변화가 있었다. 4-3-3이 가동됐다. 최전방에 3명이 포진했다. 석현준을 중심으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함부르크SV)이 윙 포워드로 나섰다. 기존의 4-2-3-1 포메이션 날개로 뛴 것보다 공격적인 배치였다. 중원 조합도 공세적이었다. 남태희(알 두하일SC)와 황인범이 호흡을 맞췄고,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이 포백을 보호했다. 플랜A를 확고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나 아시안컵을 위해 최소 2~3가지의 전술 옵션이 필요하다.


Q=초반부터 우리가 흐름을 주도했다.

A=벤투 감독은 ▲ (후방부터 시작되는) 빌드-업 ▲ 전방 압박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상대의 기를 꺾고, 공간을 확보하면서 지배하는 축구를 위해 그라운드 곳곳에서 거칠게 몰아세우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강하게 눌러 전진을 사전 차단했다.

다양한 공격루트도 인상적이었다. 과감한 측면 돌파로 기회를 엿보는 듯 하더니 어느 순간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중원에 무게를 실었다. 황인범과 기성용이 정확하게 볼을 찔러주자 파나마 수비진은 혼란에 빠졌다. 간헐적으로 등장한 묵직한 중거리 슛도 일품이었다.


Q=위기의 순간도 많았다.

A=호흡이 맞지 않는 장면이 종종 나왔다. 볼 처리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하거나 커뮤니케이션이 엇갈리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여기에 치명적인 패스 미스가 있었다. 2-1로 앞선 후반 초반 남태희의 백패스로 뒷공간이 열리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위치선정, 커버 플레이 등 모든 부분이 무너졌다.

세트피스 수비 상황에서는 볼의 궤적에 집중하다가 정작 위험지역에서 상대 선수를 놓쳐 골을 허용한 것도 아쉽다. 스코어 2-0으로 앞선 전반 막판, 허무하게 실점하면서 파나마가 추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

천안|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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