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의 인생역전…1억대 연봉에서 수십억 보너스로

입력 2018-12-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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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정상에 오른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축구대표팀이 일군 또 하나의 기적은 바로 수십억원에 이르는 포상금이다. 베트남 현지 대기업과 재력가들은 자국의 역사를 새로 쓴 영웅들에게 포상금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베트남 영웅에게 보너스를 안길 재력가는 누구인가.”

베트남의 새로운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59) 감독 앞에 놓인 또 다른 선물은 바로 푸짐한 ‘돈방석’이다. 현재로선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규모의 포상금과 보너스가 박 감독을 기다리고 있다. 베트남 유력 재산가들은 자신이 박 감독의 연봉을 대신 지급하겠다면서 팔을 걷어붙이고 있고, 유수한 기업들은 앞 다퉈 포상금을 내놓겠다는 뜻을 공표한 상황이다.

베트남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박 감독이 안을 포상금 규모는 최소 수억원에서 최대 수십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VN익스프레스는 17일 “베트남 자동차 기업 타코그룹이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정상에 오른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박 감독에게 각각 20억동(한화 약 9700만원·동은 베트남 화폐단위)과 10만달러(약 1억1300만원)의 포상금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경제지 베트남비즈는 ‘어떤 부동산 재벌이 베트남대표팀에 보너스를 전달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 감독이 얻게 될 포상금 규모를 전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수출입은행과 TP은행, 비나폰, 유로윈도우, 베그룹 등이 현금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베트남수출입은행과 TP은행, 비나폰은 나란히 4800만원 상당의 포상금을 지원할 계획이고, 유로윈도우와 베그룹은 각각 7000만원과 9000만원가량의 보너스를 약속했다.

현물 지원 역시 줄을 잇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그룹은 박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에게 2억원을 상회하는 빌라 사용권을 제공하고, PHG록스는 선수단 가족들에게 1억700만원 상당의 스마트 도어벨 1000개를 선물한다. 현재 베트남축구협회로부터 3억원 가량의 연봉을 받고, 이미 현지 건설업체로부터 집 2채(하노이·다낭)를 선물 받은 박 감독으로선 더욱 풍성한 연말 보너스를 얻게 됐다.

그야말로 인생역전이다. 한국에서 프로 지휘봉을 잡는 동안 1~2억원대의 연봉에 그쳤던 박 감독으로선 약 십수 년 만에 180도 달라진 대우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2005년 경남FC 창단 감독을 거쳐 상주 상무와 전남 드래곤즈, 창원시청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간 박 감독은 재임 기간 1억원에서 2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았다. 현재 연봉(약 3억원)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번 포상금 덕분에 감독 부임 이후 가장 큰 돈방석에 앉게 됐다.

한편 박 감독은 타코그룹의 포상금(1억1300만원)을 불우이웃을 위해 쓰겠다면서 선뜻 기부했다. 베트남은 물론 한국이 박항서 매직에 열광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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