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 ‘(기)성용이형 보고 있나요’

입력 2019-01-23 00: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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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전서 기성용 유니폼 들고 골 세리머니
선수 모두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 표현
손흥민 “형에게 제일 좋은 선물은 우승!”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바레인과의 대회 16강전에서 기성용(30·뉴캐슬)을 위한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대표팀 선수들은 1-1이던 연장 전반 종료 직전 김진수(전북 현대)의 골이 터지자 벤치에 있던 인원들까지 한데 뭉쳐 기쁨을 표시했다. 이 과정에서도 약속된 세리머니를 잊지 않은 선수들이 있었다. 지동원(28·아우크스부르크)과 손흥민(27·토트넘)은 기성용의 유니폼을 건네받은 뒤 함께 펼쳐 보이며 카메라를 향했다. 허벅지 부상으로 16강전을 앞둔 21일 두바이를 떠나 영국으로 향한 기성용을 위해 특별 세리머니를 준비한 것이었다.

이들 뿐이 아니다. 골 넣은 김진수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벤치 옆으로 와 볼보이가 가지고 있던 볼을 받아 유니폼 속에 짚어 넣고 엄지손가락을 입에 넣으며 가족을 위한 세리머니를 한 차례 했다. 그런 뒤에도 그라운드 안으로 가지 않은 그는 다시 기성용의 유니폼을 받아 카메라 앞에 비추면서 먼저 떠난 선배를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선제골의 주인공 황희찬(23·함부르크)은 “사전에 계획했다기보다는 존경하는 선수다. 경기장에서 마침 (기)성용이 형이 생각나서 황인범과 대화해서 세리머니 했다”라며 “형을 대회에서 못 본다는 생각에 슬프고 힘들었다. (김)민재, (황)인범이랑 형 방을 찾아갔는데 가슴에 와닿는 말을 해줬다. 너무 감사했고 슬펐다”고 말했다. 황인범(23·대전 시티즌)은 “확실히 영향력이 큰 선수여서 오늘 경기에서 형이 없는 게 아쉬운 부분 있었다. 성용이형이 우승을 할 수 있을 거란 좋은 얘기를 해주고 가셨다. 형의 빈자리를 다른 선수들과 나눠 채워갈 수 있도록 노력하면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정상 등극을 다짐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 또한 “성용이형이 돌아가 큰 전력 손실인 것은 사실이다. 조용히 갔다.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라며 “형이 아픈데도 계속 훈련하면서 경기를 뛰려 노력했다. 제일 좋은 선물은 우승이라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두바이(UAE)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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