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계약과 호랑이 기운…박성현의 남다른 새해 징조

입력 2019-02-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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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골프 박성현이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필리핀 블룸베리 리조트앤호텔과의 후원 조인식에 참석해 주먹을 쥐며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새 후원사와 함께 5승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새 후원사와 함께 5승을 달성해보겠다.”

한국 여자골프의 대들보 박성현(26)이 새로운 후원사의 손을 잡고 힘찬 2019년 출발을 알렸다. 필리핀 기업인 블룸베리 리조트앤호텔과 2년간 메인 스폰서십을 합의한 박성현은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후원 조인식에 참석해 새로운 각오를 밝혔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동계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박성현은 “든든한 메인 후원사가 생긴 만큼 더 큰 책임감을 지니겠다. 또한 미국 데뷔 3년차를 맞는 만큼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차근차근 목표를 이뤄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여자프로골프 박성현 프로가 필리핀 블룸베리 리조트 앤 호텔과 메인 후원 조인식을 가졌다. 박성현(오른쪽)이 싸이러스 쉐라팟 부사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박세리·신지애 후원 규모 넘었다

박성현은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데뷔하면서 신선한 반란을 일으켰다. 진출 첫 해 2승을 달성하며 신인왕과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을 모두 휩쓸었고, 데뷔 2년차인 지난해 3승을 올리며 아리야 주타누간(24·태국)과 함께 공동 다승왕으로 등극했다.

지난 2년간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등에 업고 날개를 펼쳤던 박성현은 이날 협약을 통해 향후 2년간 ‘Solaire(솔레어)’ 로고를 모자에 달고 필드를 누비게 됐다. 후원 주체인 블룸베리 리조트앤호텔은 세계적인 항만회사 인터네셔널 컨테이너 터미널 서비스(ICTSI) 엔리케 라존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관광·여가시설이다. 라존 회장은 또한 필리핀 마닐라에서 솔레어 리조트앤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계약을 통해 솔레어가 박성현의 대표 후원사로 나서게 됐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박성현의 소속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은 이번 후원이 역대 여자골프 최대 규모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자리한 이성환 세마스포츠마케팅 대표는 “세계 여자골프를 호령했던 전설적인 선수들의 후원 규모를 모두 넘어섰다. 박세리(42)와 신지애(31)가 전성기 시절 맺었던 조건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번 계약은 2년간 최소 60~70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규모로 파악된다. 여자골프 역대 최고액으로 평가받는 계약은 2002년 박세리와 CJ그룹이 맺었던 5년간 150억 원인데, 당시 계약을 주도했던 이 대표가 연간 단위 경신을 공언한 만큼, 박성현은 1년간 최소 30억 원 이상을 보장받은 셈이다.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여자프로골프 박성현 프로가 필리핀 블룸베리 리조트 앤 호텔과 메인 후원 조인식을 가졌다. 박성현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골프 황제 기운까지 얻었다

박성현은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내가 이러한 대우를 받아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벅찬 소감을 남겼다. 이어 “2년 전 LPGA 투어로 데뷔하면서 사실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나 주위의 도움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타국 생활을 직접 경험하면서 이러한 후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다”면서 “특히 후원사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이런 점에서 지난 2년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하나금융그룹에 감사드린다. 그동안의 애정과 후원을 가슴에 새기며 앞으로도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날 조인식에 참석한 싸이러스 쉐라판 솔레어 리조트앤카지노 부사장은 “세계 최고의 여자 프로골퍼와 함께하게 돼 기쁘다. 박성현의 위상과 명성에 힘입어 우리 브랜드가 성장하리라 확신했다”며 계약 배경을 밝혔다.

예상보다 후원 계약이 늦어진 박성현은 다시 LPGA 투어 정복에 나선다. 지난해 아리야 주타누간과의 대결에서 한 발 밀린 만큼 전지훈련부터 마음가짐을 다잡고 있다.

새해 징조도 좋다. 최근 자신의 우상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와의 깜짝 만남이 대표적인 예다. 박성현은 “다시 생각해도 떨린다. 광고 촬영장에 도착해서 걸어가고 있는데 우즈가 연습을 하고 있더라. 처음에는 잘못 봤나 싶을 정도로 멍한 느낌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린 뒤 “우즈와 악수도 하고, 이야기도 나눴다. 여기에 원포인트 레슨까지 받았다. 은퇴할 때까지 못 잊을 순간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새 시즌 목표는 5승과 세계랭킹 1위 탈환이다. 박성현은 “LPGA 투어를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지난 2년간 5승을 거뒀는데 이번 시즌에는 5승 달성에 도전하겠다. 물론 세계랭킹 1위도 탈환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마친 박성현은 곧 태국으로 출국해 21일 개막하는 혼다 LPGA 타일랜드 출전을 준비한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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