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4강’ 손흥민, 역사를 일구고 다져가는 기적의 사나이

입력 2019-04-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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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원정 다 득점 원칙이 적용되는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미라클 보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다시 한번 큰일을 저질렀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UCL 8강 원정 2차전에서 전반 7분과 10분에 멀티 골을 기록, 소속 팀의 준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번뜩인 오른발 킥이 연이어 상대의 골 망을 흔들었다. 시즌 19·20호 골.

토트넘은 전반 킥오프 4분 만에 첫 골을 내줬으나 손흥민의 연속포로 분위기를 잡으면서 여유를 찾게 됐다. 홈 1차전에서 1-0으로 이긴 토트넘은 이날 난타전 끝에 3-4 패배를 당했으나 원정 다 득점에 힘입어 사상 첫 UCL 4강 진출에 성공했다.

VAR(비디오판독)도 양 팀의 희비에 큰 영향을 줬다. 후반 28분 핸드볼 파울로 잠시 의심 받은 토트넘 요렌테가 골반으로 넣은 골은 인정받았으나 맨시티의 스털링이 후반 추가시간 뽑은 극장 골은 오프사이드로 무효 처리됐다.

특히 이번 혈투는 UCL 단일경기에서 5골이 터진 최단시간 기록이다. 정확히 21분 사이에 5차례 득점이 나왔는데, 2016년 10월 도르트문트(독일)-레기아 바르샤바(폴란드)전에서의 기록(24분)보다 3분이나 단축시켰다.

물론 UEFA로부터 경기 MOM(맨오브더매치)에 선정된 손흥민 본인에게도 몹시 의미가 큰 하루였다.

“이런 경기는 경험해보지 못했다. 미친 경기였다.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며 소감을 전한 손흥민은 UCL 개인통산 12골을 만들어 막심 샤츠키흐(우즈베키스탄)가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 시절 작성했던 아시아 선수 UCL 역대 최다득점(11골) 기록을 경신했다. 축구에 살고 죽는 유럽, 그것도 ‘축구 종가’로 불리는 영국의 심장부에 연고를 둔 팀에서 착실하게 쌓아 올린 성과라 의미는 더욱 크다.

여기에 손흥민은 8년 만에 UCL 4강에 안착한 한국인 선수가 됐다. 2010~2011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 몸담았던 ‘한국축구 영웅’ 박지성(은퇴)이 대회 4강에 출격한 것이 마지막 기억이었으나 이제 손흥민이 새로운 추억을 만들게 됐다.

또한 손흥민은 유럽 진출 이후 두 번째 20호골 고지를 넘어섬과 동시에 2016~2017시즌 작성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골 기록(21골)에도 바짝 근접했다. 20골 이상을 성공시키는 건 정통 스트라이커에게도 어려운 일이지만 손흥민은 전방과 공격 2선, 중앙과 측면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왔고,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과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차출 등으로 공백기가 경쟁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었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실로 엄청난 화력 집중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움은 있다. 예정된 결장이다. 도움 해트트릭을 선보인 맨시티의 케빈 데 브라위너의 돌파를 후반 3분 저지하려던 손흥민은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다음달 1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릴 아약스 암스테르담(네덜란드)과 UCL 4강 홈 1차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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