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상무, 전북보다 두려운 제초작업

입력 2017-04-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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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상무.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호남 “대패후 잡초 뽑으면서 승리 다짐”
광주전 4월 첫 승…“매경기 최선 다할 것”


4월 들어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국군장병들은 겨우내 혹한기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봄의 따뜻함이 반갑다. 반면 걱정도 있다. 기온이 오르면서 풀이 무성하게 자라기 때문이다. 제초작업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시기다. 특히 ‘휴일 제초작업’은 4월부터 한여름까지 군인들이 가장 꺼리는 일 중 하나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선수들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생활환경 속에 있다. 일반 장병들에 비해 작업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그러나 승패에 따라 부대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상주상무는 16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6라운드 전북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1-4로 대패했다. 전북 외국인 공격수 에델(30·브라질)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는 등 경기 초반부터 이어진 상대의 공세를 당해내지 못했다.

리그 최강인 전북의 화력을 실감할 수 있는 경기였는데, 상주 선수들에게는 완패에 따른 후폭풍이 더 강하게 밀려왔다. 경기 다음날 선수들은 휴식을 취하거나, 운동을 하더라도 회복훈련을 하는 정도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전북에 대패한 상주 선수들은 제초작업을 했다.

상주 김호남(일병)은 “전북에 패하고 잡초를 뽑았다. 잡초를 뽑으면서 다시는 이렇게 완패를 당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주민규(일병)는 “잡초 뽑은 다음날에는 부대 대청소를 했다. 대패의 여파가 너무 컸다”고 덧붙였다.

제초작업과 대청소로 호된 후유증을 겪은 상주는 23일 광주FC와의 7라운드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겨 4월 들어 첫 승을 올렸다. 김호남은 “승리하면 부대장님께서 1박2일이라도 ‘특박’을 주려고 하신다. 휴가만한 동기부여가 없는 것 같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웃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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