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구혜선의 ‘셀프디스’가 멈추길 소망합니다

입력 2017-01-05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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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인터뷰①] 구혜선의 ‘셀프디스’가 멈추길 소망합니다

배우 구혜선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 중 대표적인 게 ‘예술병’이다. 이는 연기자인 구혜선이 음반을 내고 전시회를 열고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는 데 대한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건드려 본다’는 비아냥거림에서 비롯된 평가다. 물론 일부는 구혜선의 ‘예술병’을 ‘도전’이라는 말과 함께 응원하기도 한다.

이처럼 극과 극 반응을 이끌어내는 구혜선이 또 작품 전시회를 개최, 1월 5일부터 1월 2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 7전시실에서 개인전 ‘다크 옐로우(dark YELLOW)’를 진행한다.

구혜선은 전시회 개최 기념 인터뷰를 통해 허세, 예술병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스스로 ‘셀프 디스’라고 말할 정도로 노골적이었다. 그리고 이 셀프 디스에 감동한 기자는 구혜선의 예술 활동이 작게나마 성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인터뷰를 작성해봤다.

“셀프 디스가 늘었어요. (하하) 주변 사람들은 조심스러워하는데 오히려 제가 ‘해봤자 안 돼~’라고 말하게 되더라고요. 속이 편안해져요. 허세... 정확하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제가 (20대 때) 했던 일들이 굉장히 부끄러워요. 하지만 어렸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도 생각하죠. 그 부끄러운 걸 해냈다는 것에 박수쳐 주고 싶습니다. 아마 40대가 되면 지금, 이 30대도 부끄러워질 거 같아요.”

그는 “나를 표현하는 것에 집중하다보니 대중들이 보기에는 내가 딴 짓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며 창작과 연기 활동을 병행하면서 느끼는 딜레마를 언급했다.

“결혼하고 나서 연기 활동을 아직 해 본 적이 없어서 연기자로서의 한계가 실감나진 않아요. 하지만 배우로서 변화는 있을 거 같습니다. 변화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고요. 저는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싶은 마음이 크거든요. 20대 때 커리어 쌓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열심히 일했죠. 하지만 10년 후에는 소박하게, 커리어에서 벗어나는 공간에 있고 싶어요.”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전시회 ‘다크 옐로우’의 주제는 ‘순수와 공포, 그리고 자유'다. 어린 시절, 많은 어린이들이 접하는 색깔인 노란색을 통해 순수함을 표현했다. 구혜선이 말하고자하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자유다. 그는 남들에게 보이는 게 당연한 연예인을 직업으로 삼고 있지만 그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 했다. 성과주의, 경쟁에 놓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잠시 멀어지고 싶다는 의미다.

구혜선은 “꿈이 생기거나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 느끼는 공포와 지금, 성장하면서 느끼는 공포가 다르잖아요. 요즘은 꿈이 생기는 게 무섭더라고요. (일이) 잘 되지 않을 거 같기도 하고... 잘 되면 또 그에 따라 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게 무서워요. 경쟁구도에 들어가면 결과물이 중요해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구혜선이 지향하는 삶과 그가 대형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모순돼 보인다. 구혜선이 무려 13년 동안이나 경쟁이 불가피하고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기획사와 인연을 맺고 있다는 점이 더욱 그렇다.

“회사는 회사고 나는 나인 거 같아요. 사실 저는 소속감이라는 걸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전시회도 제가 원해서 하는 작업이라 자비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진행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회사의 도움을 많이 받죠. 그리고 솔직히 제가 YG에게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배우도 아니랍니다? (하하) 데뷔했을 때부터 13년째 있는, 익숙한 곳이죠. (재계약 또 할 건가요?) 음... 재계약 시즌이 되면 오히려 제가 물어보고 싶어요. ‘나랑 또 할 거예요?’ (웃음)”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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